[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가 1분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판매량 등에서 고른 성적을 내자 증권가가 반색하며 목표주가 상향 조정에 나섰다.
25일 주요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취합한 결과, 11개 증권사들은 이날
LG전자(066570) 목표주가를 최소 2.1%에서 최대 23.8%까지 상향 조정했다. 실적의 힘이다.
◇증권가, LG전자 목표주가 줄상향
HMC투자증권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9만7000원으로 2.1%로 올렸고, 미래에셋증권은 8만8000원에서 10만원으로 13.6% 상향했다.
LG전자의 목표주가는 11만원대에 가장 많이 몰려 있었다. 대신증권과 메리츠증권, KTB투자증권 등 3곳은 11만원을 제시했고, KDB대우증권과 신영증권은 각각 11만4000원, 11만5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밖에 키움증권과 현대증권은 12만원, LIG투자증권은 12만5000원, 동양증권은 가장 높은 13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그동안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MC사업부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적을 기록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향후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장밋빛 전망.."스마트폰 회복 덕"
LG전자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스마트폰의 도약에서 비롯됐다. MC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매출액 3조2097억원, 영업이익 1328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1분기 전체 영업이익 3495억원 가운데 38%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1030만대를 기록한 데다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 비중이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의 64%를 차지하는 등 일련의 체질개선 결과가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재탄생한 것이다.
◇MC사업본부의 분기별 실적(이미지=LG전자)
스마트폰의 판매 증가는 영업이익률의 비약적인 상승을 동반했다.
지난해 1~2%에서 맴돌던 영업이익률이 4.1%대로 뛰며 2009년 3분기 10.1% 이후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에 비해 이익기여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던 그간의 실적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증권업계는 판매량 확대와 더불어 내실이 다져지고 있는 제품 구성에 주목하고 있다.
'옵티머스G' 시리즈가 대내외 호평을 바탕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주도하고, 보급형 LTE 스마트폰 'F시리즈'와 3G 기반 보급형 'L시리즈'가 판매량을 뒷받침하며 선순환 구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영 LIG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지역과 기종에 상관없이 고르게 판매됐다"면서 "특히 유럽에서 선전한 L시리즈의 경우 '옵티머스G'와 '넥서스4'의 후광 효과가 컸다"고 말했다.
옵티머스G는 출시되자 마자 대내외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구글의 레퍼런스(기준)폰 넥서스4의 경우 출시 직후부터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품귀현상을 겪는 등 LG전자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LG전자, 노키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위 '역전'
3위권 제조사 가운데 LG전자만 유일하게 두각을 나타낸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그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구도는 애플과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가져가며 양강 구도를 정착시킨 가운데 3~4%의 점유율을 보이는 제조사들이 3~10위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올 1분기 판세가 바뀌었다. LG전자가 103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위였던 노키아의 판매량(610만대)을 420만대나 앞서는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증권업계는 이 점을 주목하고,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3위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3~10위권 제조사 가운데 내수가 주를 이루는 중국을 제외하면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에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으로 꼽았다.
◇LG전자,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 4500만대 목표
스마트폰 선전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LG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4500만대 내외로 잡았다. 1분기 수익 창출의 원동력이었던 옵티머스 F, L 등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와 원가경쟁력 확보,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등 구조적 측면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부현 MC사업본부 경영관리담당 상무는 지난 24일 1분기 실적설명회에서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와 원가경쟁력 등 수익창출의 요인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면서 "큰 이변이 없다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4500만대 전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이어 "제품 측면에선 경쟁사에 뒤지지 않지만, 브랜드는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마케팅 광고는 지속적으로 보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과 애플의 브랜드 이미지를 인정하는 한편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추격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얘기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 목표치보다 다소 높은 4000만대 후반대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 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KDB대우증권과 메리츠증권은 LG전자의 올해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을 4700만대로 예상했고, KTB투자증권은 무려 5130만대로 내다봤다.
올 2분기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LG전자의 올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1250만대를 기록하며 1분기의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증권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김 연구원은 "2분기엔 옵티머스G 프로 해외출시가 본격화되고, 3G 전용 L시리즈2와 LTE용 F시리즈 등이 가세하면서 1250만대 스마트폰 판매는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면서 "다만 회사 차원에서 마케팅비를 늘릴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률은 3.9%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LG전자의 또 다른 핵심 사업인 HE사업본부는 올 1분기에도 1% 이하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는 평가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 0%대에 진입한 뒤 좀처럼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1분기 액정화면장치(LCD) TV 출하량이 660만대로 전분기 대비 22% 감소한 데다 판가 인하, 프리미엄에 편중된 제품 믹스 등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TV 시장은 올해도 정체가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HE사업부와 MC사업부. 양 사업부의 희비가 명백하게 엇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