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법원 공무원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 현직 부장판사가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
26일 법원 등에 따르면 김동진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합의4부 부장판사(44·사법연수원 25기)는 전날 오전 법원 내부통신망에 '마음이 아픕니다'는 제목의 글을 썼다.
김 부장판사는 "사법부에서 최근 3년 동안 43명이 사망했고 그 중 15명이 자살했다면 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물론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상황과 특질일 수도 있으므로 모든 것이 법원행정처의 책임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전임 대법원장님께서 의욕적으로 추진하신 몇 가지 사법행정상의 조치와 연동돼 벌어진 상황이라면, 우리는 사법부의 현재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처의 가장 큰 책무는 판사와 법원 공무원이 재판 업무를 정상적이고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며 "행사나 모임에서 '법원 가족'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는데, 진정 서로에 대해 가족이라 생각한다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판사 글은 이날 오전까지 3400여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사법부 구성원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이모씨는 "화려하지 않고 길지도 않은 글에서 큰 감동을 느꼈다. 우리 법원의 상황은 더이상 침묵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른 것 같다"며 김 부장판사의 글에 동의했다.
또 최모씨는 "법원 가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직장동료의 아픔이나 고통을 헤아려주고, 이해해주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박모씨는 "지금의 아픔이 행정처가 제대로 된 사법 해정을 지원하는 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