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 측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오유에서 조직적으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를 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국정원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했다.
▲검찰조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오유 측이 원 전 원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정보국장, 국정원 직원 김모씨(28)와 이모씨(38), 일반인 이모씨와 또 다른 성명불상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
민변은 올 2월부터 오유의 협조를 받아 게시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8일 경찰에서 발표한 것과는 달리 국정원 직원 등이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ID 수와 인원 수가 훨씬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민면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김씨 등이 주로 오유 게시판에서 했던 활동들은 게시판 내 특정 게시물에 대해 '반대'를 눌러 많은 사이트 회원들이 볼 수 있는 '유머베스트게시판'에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민변은 김씨 등이 누른 전체 반대행위 1467건 중 1100건이 박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들에 대해 이뤄졌고, 북한 관련 게시물에 대한 반대행위는 전체 3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TV에 출연한 문재인 대선후보가 화면을 잘 받는다'거나 '문재인과 안철수에게 신뢰가 간다'는 등 야당후보에 대한 단순한 의사표시 게시물 등에 대해서도 집단적으로 반대행위를 해 유머베스트게시판 등에 오르지 못하도록 한 행위도 고소장에 포함됐다.
민변은 이같은 김씨 등의 행위에 대해 "'업무로 행한 통상적인 대북심리전'이라는 국정원의 공식해명과는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민변과 오유 측은 이날 오후 늦게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장과 함께 국정원 직원들이 오유사이트에서 조직적으로 정치개입 행위를 했다는 내용이 담긴 데이터 분석 결과를 제출할 예정이다.
민변은 오유 운영자로부터 "국정원 직원들이 게시판에 집단적으로 조직적으로 참여해 특정한 글의 순위를 조정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법적 조치를 위임받아 사건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