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평판 TV 시장에서 또 한번의 기록을 세웠다. 60개월 연속 시장 1위를 기록하며 시장 지배자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라이벌 LG전자는 전월 대비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3위를 지켰다.
29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평판 TV 시장에서 29.4%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PDP TV(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2위는 미국 비지오(VIZIO)가 차지했다. 대만인 윌리엄 왕이 세운 비지오는 저렴하면서도 가성비가 높은 TV를 통해 지난달 시장점유율 16.9%를 기록했다. 3위인 LG전자보다 6.4%포인트 앞섰다.
2위인 비지오와 3위 LG전자의 3월 시장점유율은 전월 대비 각각 0.3%포인트, 1.4%포인트 떨어진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26.4%)보다 오히려 3%포인트 늘어났다.
'브라운관 TV'를 밀어내고 1990년대 후반 등장한 '평판 TV'는 화면 크기는 커지면서 벽걸이로 장착할 수 있을 만큼 두께는 얇아져 차세대 TV로 각광받았다. 당시 후지쯔와 마쓰시타 등 일본 전자기업들은 20인치에서 50인치에 이르는 다양한 크기의 평판 TV를 선보였다.
일본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던 평판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춰나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4월 처음으로 미국 평판 TV 시장 1위에 올라선 뒤 60개월 연속 왕좌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미국 LED TV 시장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의 지난 3월 LED TV 시장점유율은 33.6%로 2위와 3위 등 2위권 그룹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수성했다.
◇LG전자 시네마 3D PDP TV(사진=LG전자 홈페이지)
다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TV 시장에서의 놀라운 성적표에도 불구하고 올 1분기 TV 사업부문에서 매우 저조한 실적을 거둬 한계도 드러냈다는 평가다.
TV를 축으로 냉장고와 에어콘 등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업부는 올 1분기 전 분기 대비 무려 67% 하락한 2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비록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을 받았다고는 하나 영업이익률 2.05%는 분명 기대치 이하였다.
역시 TV를 간판으로 모니터와 PC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HE사업본부는 올 1분기 불과 0.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영업이익률 0%대에 머물렀다. 최저점이었던 지난해 4분기 0.2%에 비하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실적 개선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양사 모두 극히 낮아진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당면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