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중국 건설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계장비 기업들이 브라질과 중동 등 신흥국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30일 관세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기계 총 수출액은 78억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1% 감소했다. 2011년 28.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은 무려 13.2%포인트 감소하며 아시아와 유럽, 북미에 비중치를 내줬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BRICs, 중동 지역으로 대표되는 신흥시장 수출액이 소폭이지만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중남미 수출은 6억98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18.0% 증가했다.
중남미 수출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브라질의 경우,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 등 다양한 국제행사 개최로 안정적인 수출 신장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14.5% 증가한 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브라질이 새로운 건설기계 수출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건설기계 제조 기업들은 현지에 생산 공장을 마련하는 등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브라질은 현지화 기업들에게 수입품에 부과되는 관세(14%)를 면제해주고, 유통세 감면과 정책금융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해외기업 유치를 위한 일종의 유인책이다.
무엇보다 건설기계를 생산하는 현지 업체가 없어 다른 지역에 비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국내 점유율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지난해 말 브라질 상파울루에 중남미 첫 생산기지를 준공했다. 올 1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 굴삭기 전용 공장은 11만6000m2 규모로, 연간 22톤급 중형 굴삭기 1500대를 생산할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브라질 공장을 발판 삼아 지난해 11%였던 브라질 굴삭기 시장점유율을 올해 1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브라질 굴삭기 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에 이르는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하게 됐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는 한국(인천, 군산), 중국(옌타이, 쑤저우), 미국(그위너, 와페턴), 프랑스(리옹, 퐁샤토) 등에서 연간 6만9000여대의 굴삭기 등 건설기계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브라질과 싱가포르에 건설기계 부품센터를 오픈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향후 중국과 두바이에 부품센터를 추가로 설립하는 등 2016년까지 총 21개의 건설기계 부품센터를 마련해 전 세계 24시간 이내 부품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최병구 현대중공업 건설장비사업사장이 지난 24일 브라질공장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 또한 지난 2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56만2000㎡(약 17만평) 규모의 건설장비 공장을 준공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굴삭기 전용 공장인데 비해 이 공장은 굴삭기와 휠로더, 백호로더 등 연간 3000여대의 건설장비를 현지형 모델로 생산한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말까지 생산량을 연간 4000대 규모로 늘려 중남미 지역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브라질 외에도 중국, 인도, 미국 등에 글로벌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경기 침체로 국내 건설기계 판매시장의 양대 축인 중국과 미국의 수요가 줄고, 특히 중국 로컬업체와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