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일본마저..'이중고'에 시달린 종합상사 1분기

입력 : 2013-05-02 오후 1:59:27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국내 종합상사들이 지난 1분기 '몸집'과 '수익성'이 모두 감소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삼성물산 등 대표선수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들었다. 증권가와 업계는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현대상사(011760)SK네트웍스(001740)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대외적 악재가 겹친 까닭이다.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과 엔저 현상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실로, 기업의 외형적 성장을 나타내는 매출액과 실질적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는 게 시장의 주된 평가다.
 
지난 25일 실적 발표한 대우인터내셔널(047050)LG상사(001120)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22.5% 감소한 4조713억원, 435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교보생명 지분을 매각, 부채를 털어버림에 따라 올해부터는 추가 금융비용 부담이 없어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넘게 증가한 249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조감도(자료제공=대우인터내셔널)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하락 원인을 중국 내 철강제품 수요 감소로 설명했다. 중국 내 철강 수요 증가가 예상보다 높지 않아 철강 트레이딩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악화됐다는 얘기다.
 
여기에 엔저로 인한 일본 종합상사들의 무역량이 증가하면서 국내 종합상사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무역량 자체가 감소해 실적 하락폭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오는 7월부터 상업생산하는 미얀마 가스전에서 올해 600~700억 정도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얀마 가스전이 본격 생산되는 7월 이후 실적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상사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한 602억6200만원, 매출액은 6.8% 줄어든 2조8840억22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17.7% 감소한 581억1700만원으로 나타났다.
 
LG상사는 석유제품들의 계절적 성수기인 겨울을 맞아 오만 8광구 등을 중심으로 한 석유사업 부문이 선전했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주요 사업부문인 석탄과 석유화학, 철강 시황이 하락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LG상사는 550만톤(t) 규모로 생산하고 있는 중국 완투고 유연탄광 생산량을 올해 60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석탄을 중심으로 연료자원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연탄 탄광 생산량 증가로 인한 트레이딩 물량 확보는 물론 현재 시험 생산하고 있는 카자흐스탄 ADA유전과 NW코니스 유전도 올해 안에 상업 생산해 수익을 올려 실적 반등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플랜트 현장(자료제공=현대상사)
 
같은 날 실적 발표를 한 삼성물산(000830) 상사부문 역시 매출액은 다소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 급감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1분기 매출액 4조11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3억원을 기록하며 체면을 단단히 구겼다. .
 
다만 지난해 9월 착공한 카자흐스탄 발하쉬 복합화력 발전소와 온타리오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등 대형 오거나이징 사업을 통해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 종합상사들이 자원개발 사업과 자원개발을 통한 트레이딩 물량 확보, 오거나이징 사업 등이 일본 종합상사들의 수익모델과 비슷해 향후 실적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엔저현상으로 인한 일본 종합상사들의 트레이딩 부문 실적 상승과 오거나이징에 따른 수수료 감소로 이제 막 자원개발과 오거나이징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국내 종합상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봤다. 
 
한 종합상사 관계자도 "최근 엔저현상으로 트레이딩 부문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 종합상사들의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며 "이들과의 경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원개발 사업의 경우 일본 종합상사들과 기술과 가격면에서 경쟁이 가능하지만 오거나이징 사업은 초창기고 일본에 많이 뒤지고 있다"면서 "국내 종합상사들의 새로운 먹거리인 오거나이징 사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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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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