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김세연기자]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는 비참했다. 집권 초반 고환율 정책을 고집하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물가 급등을 자초했고, 책임감도 실효성도 없는 구두 개입으로 정책 신뢰성도 상실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각종 대책은 솜방망이로 전락했다. 실물경제는 추락을 멈추지 않았고,저성장·저소비·저고용의 3저(低)가 서민 생활을 압박했다.
새해가 밝았지만 경제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다.
◇ 정부 "하반기는 훨씬 나아질 것"
정부는 하반기 회복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노대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올 상반기는 어렵겠지만 하반기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국제적인 상황이 나아지고 있고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도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석태 시티은행 경제분석팀장도 "올해는 'U'자형이냐, 'L'자형이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 "U'자형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 이상 마이너스는 안될 것"이라며 "아무리 늦어도 연말이면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 경기 부양 효과는 하반기에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경기가 상반기나 지나봐야 회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경제의 핵심은 현재의 불안정이 질서를 잡느냐가 문제"라며 "상반기에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회복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다만 "지표상으론 나아지겠지만 체감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완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홍 센터장은 이와관련해 "경제 상황은 부채 정리와 소비안정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올 2분기가 경기하락의 저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매우 낙관적인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심각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이고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가지 않는다면 다행"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올 우리 경제의 주요 수출 대상인 중국의 경기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어서 자칫하면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수 있다"며 "세계 경제의 호전과 한국 내부의 적극적 구조조정 없이는 대기업의 부실도 가시화되는 극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정부의 예상처럼 하반기부터 완만한 회복을 보이며 'U'자형 회복을 나타내겠지만 잠복해 있는 방해요소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실장은 "지난해 경제위기는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변동에서 출발했다"고 진단하며 "고속성장권에 진입한 브릭스(BRICs) 등 거대 경제권으로 인해 에너지 고갈과 가격 상승이 내후년쯤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선진국의 소비시장이 침체되고 개발도상국의 자생적 기반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세계경제 동조화가 심각한 우리 경제의 성장은 어려울 수 있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 연구위원은 또 "경기위축 속도가 워낙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경기 부양책은 경기침체 속도를 둔화 시킬뿐 회복세를 이끌지는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현 경제 침체 국면이 미국발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요인에서 초래된 만큼 내부 해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속에 기회를 찾으려면 강력한 정책 리더십과 경제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한 민간연구기관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정책 리더십으로는 위기를 극복하기는 커녕 더 증폭시키게 될 것"이라며 신뢰성 회복을 강력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