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5월 기준금리를 놓고 한국은행뿐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1분기 GDP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올해 더 이상의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3월 광공업생산이 1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은 물론 엔저의 영향 등으로 4월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하는 등 경제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지난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금통위원의 수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이달 금리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4월 금통위, 인하론 힘 얻어
지난달 30일에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은 총 7명 중에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3월 중 6명의 금통위원이 금리동결에 한 표를 행사한 것과는 눈에 띄는 차이다.
일단 같은 달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은 꾸준히 금리인하에 표를 던졌던 하성근 위원 외에 정해방, 정순원 위원이 새로이 가세했다.
이들 위원들은 저성장 국면에 2년 이상 계속됨에 따라 성장잠재력 자체가 상당히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해 미약한 경기회복력 강화 그리고 주요국의 양적완화정책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문제는 이번 달이다. 지난달에는 김중수 총재가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며 가까스로 금리동결로 결론을 지었지만 이달은 금통위원 한명 한명이 사실상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 됐기 때문이다.
◇채권 전문가들도 금리전망 '어려워'
채권 전문가들도 이달 금리를 놓고 전망이 쉽지 않다면서도 인하에 한 표를 던지는 분위기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달도 동결과 인하가 팽팽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선택하게 된다면 인하가 조금 더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발표된 1분기 GDP가 한은의 전망치보다 양호하게 발표됐지만 상당부분 기저효과가 반영돼 충분히 경기가 회복세에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3월 산업활동동향이 되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고 물가는 상당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정책 공조 차원에서 이달에 금리인하를 선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 회의록에 따르면 금리인하를 주장한 금통위원들은 상저하고의 경기패턴이 안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고 저성장의 고착화에 대해서도 우려 하고 있어 폴리시믹스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동결을 주장한 한 금통위원은 수출이 경기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지난 1일에 발표된 수출동향을 살펴보면 일평균 수출이 전년대비 7.9% 감소하는 등 엔저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때문에 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 중 한 명은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리동결에 대한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의사록 공개를 통해 금리동결과 인하가 4대 3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형성된 것으로 본다”며 “이제는 동결을 주장한 위원이 인하 쪽으로 돌아설 수 있냐는 것이 문제인데 4월 기준금리 발표 후 엇갈린 경제지표가 발표되긴 했지만 동결을 주장했던 위원이 인하로 돌아설 만한 지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있어 이번에도 한은은 금리동결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