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우리나라는 4대 사회보험 등 제도상으로는 사회보험체계를 완비했지만 여전히 사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세연구원과 한국재정학회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공동개최한 '복지 사각지대 현황화 해결방안' 세미나에서 한국의 복지는 외견상 틀은 갖췄지만 질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우리나라는 산재보험(1963년)을 시작으로 건강보험(1977년), 국민연금(1988년), 고용보험(1995년) 등 4대 사회보험체계를 구축했다. 이 외에도 빈곤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각종 공적부조 프로그램을 시행해 복지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는 현실이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사각지대와 해소방안 연구'를 통해 "지난 2011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수급자 규모는 약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기준 월평균 노령연금액은 약 28만원으로 국민연금의 이론적 소득대체율에 크게 못미쳤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 수급율은 선진국이 1960년대에 이미 70~100%를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대조된다"며 "낮은 소득대체율은 향후 최고 20%에 도달했다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인덕 공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발표한 '고용 및 산재보험 사각지대 해소방안'에 따르면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53.4%(1341만명)가 고용보험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보험의 경우 전체 종사자의 45.0%가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추정됐다.
최 교수는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가입률은 비정규직이면서 저소득계층, 중소기업 사업장,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집중적으로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저렴한 사회보험상품이 개발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병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는 '4대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비판적 고찰과 정책과제'를 통해 "보험료 체납, 미납, 가입 유예 등과 같은 자격상실자에 대해 실태조사를 별여 별도의 저렴한 사회보험상품(가칭 부분사회보험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저렴한 사회보험상품이란 모든 사회적 위험을 보장하는 사회보험이 아니라 자격상실자들이 필수적으로 보장받고자 하는 사회적 위험만을 보장하는 상품을 뜻한다. 보장위험의 종류가 줄어들기 때문에 보험료는 현재 수준보다 낮다.
임 교수는 "산재보험과 고용보험은 사후 보험료 납입을 통해서도 현금 또는 현물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며 "이를 적극 홍보해 사실상 적용대상자들이 혜택을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3일 '복지 사각지대 현황화 해결방안'을 주제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재정학회·한국조세연구원 공동 정책세미나에서 임병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가 '4대 사회보험 사각지대의 비판적 고찰과 정책과제'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