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지난 2년간 한국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삶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대비를 위한 투자는 줄었고, 신체건강과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고위험집단의 비율은 늘었다.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는 2일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3 한국의 베이비부머 심포지움'에서 '한국 베이비부머 패널 연구' 2차년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혜 서울대 교수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3 한국의 베이비부머 심포지움'에서 '한국 베이비부머 패널 연구' 2차년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메트라이프생명 제공>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0년도 1분위(소득 최하위 층)에 속했던 베이비부머들 중에서 52%는 여전히 1분위에 머물렀다.
약 14%는 2분위로, 23%는 3분위로 소득이 증가했다. 반면 2010년에 소득 2분위 베이비부머 중에서 약 34%가 1분위로 추락했고, 3분위의 33% 역시 1분위로 내려섰다.
지난 2년간 자녀양육비에 대한 지출이 27% 급증했고, 여가비 등을 줄여서 이를 충당했다
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나 퇴직연금 없이 개인적 준비만을 하고 있는 비율은 13.4%에 달했다.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후 생활비 충당을 위한 저축과 투자상황을 살펴본 결과 아직 시작도 못했다(16.9%), 상당히 미흡한 수준(41.9%), 계획이 없다(9%) 등 부정적으로 응답한 사람들이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미 충분히 준비했거나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9%에 불과했다.
건강상태도 나빠졌다.
베이비부머 3명 중 1명은 한 가지 이상의 신체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이상의 복합질환을 갖고 있는 비율은 10.8%로 지난 2010년 7.9%에 비해 2.9%포인트 늘었다.
간질환이나 기타 질환은 약간 감소한 반면 노인성 질환인 고혈압과 관절염(여성), 당뇨(여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베이비부머들의 10.1%는 신체질환과 정신건강 문제를 함께 갖고 있는 고위험집단으로 조사됐다.
한경혜 서울대 교수는 "지난 2년간 소득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의료비와 자녀관련 비용 지출은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며 "은퇴에 한발자국 더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은퇴 후 삶을 위한 경제적 준비를 포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교수는 "이를 위한 사회정책적 개입과 베이비부머들의 인식변화가 요구된다"며 "퇴직과 완전 은퇴까지의 기간이 연장되는 추세이므로 시장과 정부의 적절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