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필리핀 마닐라로 휴가를 갔다가 괴한들에게 납치돼 현재까지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홍석동씨 납치사건'의 피의자에게 징역10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홍씨 등 9명을 납치해 금품을 갈취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강도, 특수강도방조, 강도치상)로 기소된 김모씨(21)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김씨가 동료 4명과 필리핀 여성 등과 공모해 9차례에 걸쳐 필리핀으로 여행 온 한국인들을 유인, 납치해 금품을 강취하고 한 명의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히는 등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피해자들에게 극도의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금품을 강탈하는 등 범행수법이 매우 잔인하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으로 강취한 금액이 거액에 이르고 피해자들의 정신적 충격이 지속되고 있으며, 홍씨는 이 사건 이후 연락이 두절돼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라면서 "범행 당시 어린 나이로 공범의 지시에 따라 수동적으로 범행을 수행하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시했다.
김씨 등은 2010년 11월부터 다음해 9월까지 필리핀에 여행 온 홍씨 등 9명을 납치하고 협박해 2억여원에 이르는 돈을 강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 중 1명은 필리핀 교도소에서 자살했고, 나머지 2명은 태국과 필리핀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홍씨는 실종됐으며 홍씨의 아버지는 지난 1월1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외교통상부는 필리핀과 태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들의 신병을 넘겨받기 위해 범죄인 인도요구를 해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