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우리금융(053000)지주가 금호종합금융(금호종금)의 실권주 공모 청약에 참여하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실제로 인수가 성사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리금융지주는
금호종금(010050)을 14번째 자회사로 편입해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정부는 금호종금 인수보다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에 더 큰 신경을 쓰고 있다는 관측에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내달 13~14일 양일간 예정된 금호종금의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일반공모 청약에 참여할 경우 이사회가 결의한 1356억원을 한도로 실권주 규모를 고려해 청약에 나선다는 것.
앞서 지난 3월29일 우리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금호종금의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방식은 금호종금이 3.3대 1로 감자한 이후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생기는 실권주를 우리금융지주가 확보하는 형태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위원회로부터 일반공모 청약전까지 자회사 편입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높은 구주주 청약률로 자회사 편입을 위한 30% 이상의 지분율 확보가 불가능할 경우 일반 공모 청약에 불참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금호종금의 종금업 라이선스를 활용해 신금융 서비스와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에 나선다는 전략이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에 성공할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금호종금 인수보다는 우리금융지주 자체의 민영화에 더 큰 신경을 쓰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의 금호종금 편입 시점으로 잡은 오는 6월에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가운데 우리금융지주의 금호종금 인수와 관련해서 추천 리포트를 내는 사람은 없다"며 "금호종금의 규모가 너무 작아 이슈가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역시 팔려야 되는 대상"이라며 "현재는 금호종금 인수보다는 민영화가 더 중요한 이슈"라고 진단했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책임연구원도 "지금 정부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금호종금 인수 등 회사 확대 전략은 매각되는 입방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주회사법상 자회사 편입 요건인 30% 지분 확보도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호종금의 재무상태를 감안할 때 실권주를 액면가에 공모하는 것도 비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개인투자자 등이 차익을 노리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공모전 주가가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 실권주 청약비율이 높아 30% 지분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성병수 동양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우리금융지주의 금호종금 30% 이상 지분 확보 가능성 예측은 쉽지 않다"면서도 "금호종금의 실권주를 액면가에 공모하는 것도 벨류에이션 기준으로는 비싸 실권주의 청약비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성 팀장은 "하지만, 인수·합병(M&A) 가능성으로 실권주 공모 전에 주가가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면 실권주의 청약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 경우 30% 지분을 확보하지 못해 우리금융지주가 실권주 청약에 응하지 못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금호종금 인수와 관련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호종금을 계열사로 편입하고 싶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이 없으면 계열사 편입이 불가능하기 때문.
안형덕 우리금융지주 상무는 "금호종금의 편입 승인은 금융위원회가 판단할 문제"라며 "우리도 우량해야하지만, 금호종금이 우량하지 못해 금융위가 예외적으로 승인하거나 신청을 했는데 안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 상무는 "지분 30% 확보도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며 "우리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데 매력이 높아 주가가 높거나 유증에 참가하는 투자자들이 많으면 우리가 참여할 여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가 우리금융지주의 금호종금 인수를 승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운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금호종금 인수는 중요한 이슈는 아니다"면서도 "우리금융이 인수하지 않는다면 금호종금은 파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가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차원에서 우리금융지주의 금호종금 인수 여부를 6월 전에는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로서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 요건에 대해서 판단한 적은 없고, 서류를 접수해 검토하는 단계"라며 "구체적으로 인수 여부와 관련해 판단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의 일정 말고 금호종금의 일정을 감안해 검토하겠지만, 당장 급하게 결론을 낼 상황은 아니다"라며 "인수가 되든 안 되든 이달 중하순까지는 검토하고 결론을 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앨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