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벤처기업의 성공을 담보할 전제로 꼽히는 혁신과 투자. 세계적 SNS 기업인 페이스북은 기업 공개까지 10회, 트위터는 8회,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은 6회의 투자를 통해 위치를 다질 수 있었다.
반면 현실은 냉혹하다. 제도권의 금융은 문턱이 높고, 여타 투자자들은 생존의 불안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사업을 접거나 아이디어를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이유다.
지난 8일 뜻깊은 자리가 열렸다. 국내 벤처인들이 투자자를 만나는 투자설명회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시와 한국기술벤처재단이 서울 동북권에 있는 유망 기술벤처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서울생상형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투자유치설명회'를 삼성동 코엑스 아셈홀에서 개최했다.
◇지난 8일 코엑스 아셈홀에서 열린 ‘서울생상형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투자유치설명회’에서 한 벤처기업 대표가 사업의 성장성에 대해 벤처투자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이준영 뉴스토마토 기자)
◇벤처기업, 투자자 대상 회사 성장성 발표
이 설명회에는 초창기 벤처기업 9개사와 벤처투자회사 12개사(엔젤투자협회 포함)가 참여했다. 벤처기업 9개사는 사업과 기술에 대해 앤젤투자자들에게 회사의 성장성과 수익성, 기술력과 투자가치 등을 설명했다.
오디오플랫폼서비스 '아이블러그(iBlug)'를 하는 강성봉 로이더스 대표는 "아이블러그는 나꼼수와 같은 팟캐스트, 음성으로 진행하는 방송 등의 오디오콘텐츠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 송출해주는 서비스"라며 "오디오 콘텐츠는 영상 콘텐츠보다 파일 용량이 적어 전달이 쉽고 모바일에서 이용하기 편한 장점이 있다"고 설득했다.
강성봉 대표는 "광고수익과 홈쇼핑 연계 사업 등으로 1년 안에 8~9억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4억원의 자금 투자를 설득했다.
사진공유서비스를 하는 장상희 더블유에버컴퍼니 대표는 "우리가 만든 '소셜 앨범' 앱은 인터넷 여기저기에 흩어진 사진들을 모아 앨범 형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며 "지향하는 것은 사진의 통합과 친구 간 공유"라고 해당 사업을 설명했다.
장 대표는 "프리미엄회원제 실시와 맞춤형 광고로 사업화를 해서 오는 2017년에는 107억원의 매츨액과 사용자 800만명을 목표로 한다"며 "초기 개발 자금 2억원의 투자 유치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투자자 “소중한 기회였다”
참가자들은 이번에 열린 벤처기업 투자유치설명회가 벤처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소중한 기회였다고 입을 모았다.
자율주행 무인자동차 등 로봇을 만드는 남형도 포테닛 대표는 "오늘과 같은 벤처기업 투자유치설명회는 자금이 필요한 신생벤처기업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다"며 "벤처기업 성장과 유지에 필요한 투자유치를 위해 투자자와의 만남은 소중한 기회"라고 말했다.
한 벤처투자자는 "벤처기업 투자유치설명회는 투자할만한 새 기업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며 "오늘도 눈 여겨 본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코엑스 아셈홀에서 열린 ‘서울생상형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투자유치설명회’에서 벤처투자자들이 벤처기업 대표들의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이준영 뉴스토마토 기자)
◇투자자 "벤처투자 기준은 '성장성'"
이번 설명회에 참여한 벤처투자자 A는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성장성이 바로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면서 "우리 같은 투자자들은 동네 구멍가게가 이마트처럼 커질 수 있는 그런 성장성 있는 기업을 상대로 투자한다"고 말했다.
김창석 AAI 한국대표는 "투자를 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회수(EXIT)가 2년 안에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벤처기업이 상장하려면 5년은 기다려야 하는데 그러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다른 투자조건은 벤처기업 사업의 대중성 확보로, 오늘도 대중을 상대로 바로 사용 가능한 기술을 가진 기업 3곳을 눈 여겨 봤다"고 밝혔다.
김상환 한국기술벤처재단 팀장은 "벤처기업들이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 설명회를 마련했는데 투자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공개 투자유치설명회와 비공개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