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수행해 외국으로 나간 고위 공직자가 저지른 일이라고는 상상할 수가 없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정치팀 박수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요?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수행하던 윤창중 대변인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밤 주미대사관에서 근무하는 인턴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윤 대변인은 피해 여성이 미국 경찰에 신고하자 도망치듯 8일 비행기로 입국했습니다.
박 대통령 방미길에 동행한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을 잘 수행하기는커녕 성추문을 일으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셈입니다.
앵커 : 정말 부끄러운 일이군요. 윤 대변인 성추행 사건 직후 청와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 네. 청와대는 파문이 확산되자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습니다.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미국 현지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이 윤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질 사유는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기간 개인적인 불미스러운 행위로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귀국한 윤 대변인을 조사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만 윤 대변인이 잠적 중이고 당혹한 표정의 청와대도 입을 닫고 있어 정확한 사실은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 청와대도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을 것 같습니다. 정치권의 반응도 궁금하군요.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 새누리당을 통해서 화제의 인물이 된 윤 대변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민현주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변인은 부적절한 처신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그것이 인턴 여성과 술을 마신 것이지, 성추행은 안 했다는 취지로 의혹을 부인했다고 합니다.
민 대변인은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유감 표명을 넘어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국격을 훼손시킨 세계적 대망신이 아닐 수 없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앵커 : 박근혜 정부 임기 초반에 각가지 악재들이 불거지네요. 박 기자. 아무래도 이번 사건이 향후 정국에 영향을 끼치겠죠?
기자 : 네.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사태는 박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에도 커다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오늘 귀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됩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불통 논란과 12명이 낙마한 인사 참사에도 꿈쩍하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적은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대선 전 성폭행범은 사형까지 포함해 아주 엄벌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 성폭력 등을 4대악으로 규정해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었습니다.
윤 전 대변인은 임명 당시부터 반대가 많았고, 이번 사건이 나라 망신이라는 분위기가 높은 상황이라 박 대통령의 부담이 상당할 것 같습니다.
북한과의 긴장관계 속에서 기대를 모았던 4박6일간의 첫 미국 방문도 성추행 의혹으로 얼룩지게 됐습니다. 또 박 대통령이 윤 전 대변인의 도피를 사전에 알았는지도 차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