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대충돌 일보 직전까지 치달았던 `입법전쟁'이 임시국회 종료 이틀을 남긴 6일 극적인 타결로 일단락됐다.
이로써 지난해 12월18일 한나라당의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단독상정 이후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 등 극한 대치와 물리적 충돌을 빚었던 국회는 20일 만에 완전 정상화됐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모임' 문국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2차례에 걸쳐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10개항으로 이뤄진 합의문에 서명했다.
여야는 이견없는 민생법안 등 100여건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되, 아직 각 상임위에 상정되지 않았거나 심의를 거치지 못한 법안에 대해서는 오는 9일부터 1월 임시국회를 열어 처리키로 했다.
최대 난관이었던 8개 언론 관계법의 경우 언론중재법과 전파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하고, 방송법을 비롯한 나머지 6개 법안은 빠른 시일 내에 합의처리키로 했다.
한미FTA 비준안은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빠른 시일 내 협의처리하고 출자총액제한 폐지 관련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임위에 상정해 2월 임시국회에서 협의처리키로 했다.
또 금산분리 완화 관련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때 상임위에 상정만 한 뒤 추후 합의처리토록 노력키로 했으며, 국정원법 등 사회개혁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상정하되, 합의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홍 원내대표로부터 잠정합의안을 보고받은 뒤 수용한 데 이어 이날 밤 의원총회를 열어 추인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협상 타결 뒤 "민주주의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새삼 알았다"면서 "이제 시작이다. 민생법안에서 쟁점법안까지 대화와 타협의 정신을 계속 살렸으면 한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한나라당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폭력을 참고 견딘 끈질긴 노력은 한국 의회정치사의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밝혔고, 민주당 원 원내대표는 "이번 협상을 계기로 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가 대화와 타협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까스로 국회가 정상화됐지만 2월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을 둘러싼 `제2차 입법전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야가 대부분의 쟁점법안을 2월 임시국회로 넘겨 협의 또는 합의처리키로 했으나 견해차가 워낙 커 상임위별 논의 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법 등 언론 관계법과 사회개혁법안, 금산분리 완화 관련법 등은 `이념논쟁'을 부를 수 있는 휘발성이 강한 법안들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과 행정안전위와 정무위 등 상임위 2곳의 점거농성을 풀었고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 대해서는 7일 오전 점거를 해제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오후 법제사법위를 열어 계류중인 53개 법안 중 조세특례제한법 등 비쟁점 법안에 대해 심의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