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엔·달러 환율이 지난 10일 101.62엔을 기록하며 4년 만에 100엔을 돌파했다. 코스피지수는 국내 수출주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으며 외국인투자자 역시 한국시장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화에 대한 추가적인 약세를 전망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3일 증권가에서는 엔저의 2차 공습에 대한 증시 및 업종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문제의 시작과 끝은 엔화
국내 증시가 부진한 탓은 크게 부동산·정책부재·기업실적 쇼크로 설명된다. 이제는 많은 부분들이 해결되거나 완화되고 있다. 마지막 남은 것은 엔화 약세와 외국인 태도의 개선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상대적 약점을 제공했던 정부와 한국은행과의 정책코드 불일치, 기업 이익 전망의 낮은 신뢰도,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해소되거나 완화되고 있다. 또 엔화 약세로 야기된 외국인 매도 공세가 멈추지 않았고 엔화 약세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는 힘들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역습은 끝이 아니라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당초 제시한 5월 코스피 예상 밴드 1920~2030포인트를 유지한다.
◇대신증권-엔·달러 100엔시대, 업종 대응 전략
엔·달러 환율이 100엔을 돌파함에 따라 엔 약세 쏠림이 단기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수입 품목이 어떠한 용도로 쓰이느냐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 수출용 원자재·자본재로 사용될 경우 수입비용 하락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력 수출시장에서의 경합도·주력품목·비가격 경쟁력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 보면 자동차·섬유·가전 분야의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정보통신 기기 등 가전을 제외한 IT는 비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이 우위일 것으로 본다. 화학·철강은 중간재 수입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수출경쟁력 약화요 인이 일부 상쇄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트레이드증권-엔화 약세에 대한 국내 경기 영향은?
엔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엔·달러 환율의 상승은 엔화 약세보다 더욱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본 경기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내 경기에는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추이를 보면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투자와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경기에 악영향을 미쳐왔다. 2004~2006년 엔저와 달러가 동시에 강세를 보일 때는 국내 경기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동안 한국 경기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컸다. 더욱이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일본에 대해 가장 높은 수출 경합성을 지니고 있다. 정책적인 내수 부양으로 수출 부진의 효과를 상쇄하려는 노력이 있겠지만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거나 수출의 절대량이 늘기 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벗어 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요동치는 글로벌 통화와 버냉키 경고
엔·러 환율은 95~115엔 밴드에서 당분간 등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엔화 약세폭 확대와 함께 주목할 것은 달러화 강세 기조다. 달러화 지수 기준으로 연중 고점에 바짝 다가선 달러화 역시 추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호주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하 영향 등이 본격적으로 유로화·호주달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엔화의 추가 약세 여부는 일본의 대내요인, 즉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 정책보다는 달러화의 흐름에 좌우될 공산이 높아 보인다. 즉, 글로벌 달러 유동성 흐름을 좌우할 미 연준의 통화정책 혹은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적 의지에 달려 있다.
◇한화투자증권-소외된 한국: 실적시즌, 기준금리, 엔화약세, 그리고 외국인
연초 일본 주식시장은 엔화 약세 자체를 모멘텀으로 했기 때문에 지수 상승폭은 엔화 절하폭에 비례했다. 달러 표시 주식은 횡보했고, 해외 투자자들은 지수가 올라도 결실을 얻을 수 없었다. 하지만 3월 이후부터는 주가 상승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엔 약세 수혜를 처음 확인시켜 준 1분기 실적시즌과 헌법 개정 시도 등 정치적 변화가 엔화 약세 이상의 기대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본주식시장의 강세가 한국을 상대적으로 위축되게 하는 심리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본다. 지금은 대내외 이벤트에 민감한 시기이고, 금리 인하와 엔화 약세 간에 절대적 우위를 논하기도 어렵다.. 당분간은 변동성 높은 국면을 거쳐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다만, 한국 주식시장에 외국인 투자자의 스탠스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 2년여 동안 인도네시아·인도 같은 국가들은 한국보다 훨씬 성과가 좋았지만, 국가별 펀드 플로우를 보면 오히려 한국보다 나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