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기술의 일본이 엔저 효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활동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년간 준비해온 터키원전 입찰에서 일본에 고배를 마신 이후 엔저 공습의 공포를 몸소 체험 한 국내 건설사들은 앞으로도 해외건설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달러당 77엔 수준이던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 달러당 100엔을 돌파, 102엔 선까지 근접하면서 엔화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 처럼 엔저 효과로 무장한 일본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해외건설 시장 공략에 자서자 국내 건설사들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난 2010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원전 수주이후 적극 추진했던 터키 원전을 내준 것은 일본의 해외건설시장 공략이 이미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진행됐음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일본보다 낮은 가격, 중국보다 높은 기술력을 앞세워 수주고를 올렸던 대형 프로젝트 시장도 국내 건설사가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국면을 맞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기술력과 안전이 중요시되는 원자력 발전 분야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여파가 남아 있는 일본 건설사에게 원전 수주를 내줬다는 사실에 국내 건설사들의 위기론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일본 건설사들이 국내 주력 무대인 중동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북미 등지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향후 입찰 전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번 터키 원전 입찰경쟁에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수주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라며 "기술의 일본이 엔저로 인한 가격 경쟁력까지 내세운다면 해외건설시장에서의 국내 건설사 입지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터키 원전뿐만 아니라 MB정부 시절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추진했던 대형프로젝트들 여럿이 타격을 겪고 있다"며 "그간 일본보다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해외건설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왔던 국내 건설사들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