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몰린 펀드와 빠져 나간 펀드는?

입력 : 2013-05-15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올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펀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 784개 중 연초대비 설정액이 증가한 펀드는 243개로 집계됐다.
 
이 중 설정액이 1000억원이상 증가한 펀드는 14개, 100억이상~1000억원 미만은 51개, 나머지 178개는 설정액이 100억원도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은 올들어 1조8678억원이 유출됐다.
 
◇중소형주·가치주·레버리지 펀드도 돈몰려..수익률은 제각각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연초대비 설정액이 증가한 국내 주식형 펀드는 1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들어 삼성KODEX레버리지 ETF에 1조3660억원의 자금이 집중됐고, 한국투자KINDEX200 ETF, 교보악사파워K200 ETF, KB KStar200 ETF에도 1000~2000억원 자금이 들어왔다.
 
ETF외에 올들어 돈이 1000억원 이상 몰린 펀드는 크게 중소형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 레버리지펀드로 요약된다.
 
중소형주식 펀드인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와 삼성중소형FOCUS 펀드의 설정액은 각각 3713억원과 1697억원 늘었다.
 
가치주펀드 가운데서는 신한BNPP Tops Value 펀드에 5470억원, KB밸류포커스 펀드와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 에 각각 2551억원과 250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KB밸류포커스의 설정액은 1조7000억원을 돌파한 상태다.
 
레버리지 인덱스 펀드도 인기였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와 하나UBS파워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1.5 펀드로 1000억~20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의 총 설정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돈이 몰렸다고 해서 수익률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ETF 펀드의 경우 작게는 2%에서 크게는 7%대까지 손실을 냈다. 레버리지인덱스펀드도 4%대 손실로 부진했다.
 
중소형주식펀드와 가치주펀드 가운데 KB중소형주포커스 펀드와 삼성중소형FOCUS 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 KB밸류포커스 펀드는 11~12%대의 높은 수익을 거뒀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이 좁은 박스권에서 움직이면서 수익을 내기 힘들어지자 투자자들은 저점에 투자했다 고점에 빠져나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레버리지 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대형주가 부진한 상황에서 펀드시장에서도 중소형 개별종목의 수익을 노리는 수요가 들어온 것"이라며 "대형주 펀드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일 순 있겠지만 하반기에도 중소형주 펀드의 선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펀드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엔화 약세의 속도조절속에서 하반기 대형주 펀드의 경우에도 해외증시와의 키맞추기 과정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제로인)
 
◇ 1조펀드 대부분 자금유출
 
국내증시 부진으로 펀드 수익률도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설정액이 1조원이 넘는 펀드 14개 가운데는 9개펀드에서 올들어 자금이 빠져나갔다.
 
설정액이 증가한 5개 펀드는 삼성KODEX레버리지 ETF와 미래에셋TIGER200 ETF, KB밸류포커스 펀드,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 펀드,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 뿐이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와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 펀드의 설정액은 2000억원이 넘게 줄었다.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는 올들어 2%대 수익을 내는데 그쳤고,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 펀드와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 펀드는 1~2%대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펀드와 KB한국대표그룹주 펀드는 올들어 마이너스 1~2%대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설정액은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배 연구원은 "1조펀드의 대부분이 대형주 펀드로 수익률이 저조해지자 다른 펀드로 옮겨가는 투자자들이 많아 졌다"며 "덩치가 커지면 수익이 안난다는 기존의 관념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료=제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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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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