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운영업체
NHN(035420)의 현장조사에 들어간 데 대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 직원 대부분이 NHN 정자사옥을 방문, 관련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에 앞서 시장지배적 사업자 입증을 위한 기초자료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2007년 네이버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 규제하려고 했으나 재판에서 패소한 바 있다. 그 이후로 감시 차원의 접촉은 있었으나 이처럼 고강도 조사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인 만큼 NHN과 공정위측은 자세한 내용 및 일정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조사 이유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인터넷업계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시장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통합검색점유율이 무려 72%에 이른다.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수익체계를 공고히 하자 생태계 교란이 심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네이버의 행보가 창조경제, 즉 “IT기술을 기반으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을 부양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현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것이 공정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아울러 최근 구글이 유럽에서 반독점 논란과 관련, 제재가 임박했다는 점도 이번 사안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 및 결과가 좋은 참고자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조사할까?
업계에서는 이번 현장조사 내용이 경쟁사업자 배제, 가격남용 등과 관련된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먼저 경쟁사업자 배제 논란부터 보면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이용해 끊임없이 몸집을 늘려왔고, 그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다. 초기화면 혹은 검색결과에 자사 서비스를 연계 및 노출시킴으로써 이른바 ‘끼워팔기’를 시도했고, 이에 경쟁자들이 몰락했다는 주장이다.
가격남용과 관련해서는 네이버가 고의적으로 검색광고 단가를 조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광고주가 현실적으로 네이버에 광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용해 수익성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2010년 NHN 한 전직임원은 광고주 대상 컨퍼런스에서 “(미워도) 우리에게 광고할 수 밖에 없자나요”라는 말을 했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규제 현실화 가능성은?
그러면 규제 현실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공정위에서 국장을 역임한 한 변호사는 불공정행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에 따르면 자사 서비스를 노출하거나 연계시켰을 뿐 강요하지는 않았으니 경쟁사업자 배제 행위라고 보기는 애매하다. 그리고 가격남용 역시 전례를 봤을 때 “원가상승 때문에 광고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딱히 제재하기 힘들다.
하지만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공정위가 이미 예전에 실패를 맛보고 나선 터라 충분한 조사와 준비 끝에 칼을 들이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2007년 분쟁 당시 가장 큰 패소이유였던 “시장구획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내용에 대한 보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정부의 기조와 일치된다는 점, 유럽에서 구글이 비슷한 이슈로 규제에 임박했다는 점 등 여러 모로 공정위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네이버 또한 전사적 위기로 받아들이고 적극 대처에 나설 것인 만큼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