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매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IMF 내 관련국들과 논의 끝에 한국이 호주와 번갈아 상임이사와 이사대리를 전담하기로 합의했다.
재정부 측은 "지난해 11월 이희수 전 세제실장이 IMF 상임 이사에 임명됐으며 관련국들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우리나라가 상시 이사직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IMF가 국제금융 긴급 지원 등 모든 주요 사안을 이사회에서 협의하고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시 이사직 확보로 한국의 IMF 내 발언권은 한층 커지는 셈이다.
그동안 한국은 8년에 한 번, 즉 이사 임기가 4번 돌아올 때 한 번씩 하는데 그쳤으며 97년 외환 위기 극복 이후 경제력에 걸맞은 이사 배분을 요구해왔다.
IMF는 185개 회원국이 있으나 이사는 24명만 두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중국 등 8개국은 각각 이사 1명씩을 파견하고 있고 나머지 국가들은 그룹별로 묶어 이사를 1명씩 두고 있다.
한국은 호주와 뉴질랜드, 필리핀 외에 태평양의 소규모 도서 10개국이 포함된 그룹에 속해 있으며 그동안 지분이 가장 많은 호주가 네 번 임기가 돌아올 때 세 번, 한국은 한 번을 파견할 수 있었다.
아울러 IMF는 한국 등 신흥 경제국의 쿼터 또한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어서 한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4월 IMF 쿼터 비중이 기존 1.346%에서 1.413%로 늘어 회원국 내 18위로 올라섰다. 현재 한국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1% 후반대까지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며 도미니크 스트라우스 칸 IMF 총재도 이에 긍정적이어서 조만간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IMF 쿼터는 5년마다 재조정되는 게 원칙이지만 한국의 경우 지난 2006년 9월 0.764%에서 1.346%로 오른 뒤 불과 2년도 안돼 1.413%로 다시 늘었다.
IMF는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급변하는 세계 경제에 대응하기 위해 쿼터 조정 등을 포함한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한 상황이라 신흥 경제국의 선두 주자인 한국으로선 기대해볼 만하다.
한편 정부는 오는 6월 IMF와 연례 회의를 통해 한국의 거시 경제 및 전망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IMF가 지난해 4월 쿼터를 재조정하면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경제력을 반영해 지분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한국 경제가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엄청나게 강해졌다고 IMF가 생각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