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SK에너지의 기업 분할에 대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기업 분할에 따른 신설법인의 외형 감소에도 이익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수익성 개선은 물론 회사 차원의 투자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지난 9일 트레이딩사업과 인천 콤플렉스(CLX)사업 부문을 각각 분사해 신설회사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분할되는 SK에너지의 주주가 지분율에 비례해 신설회사의 주식을 배당받는 단순·인적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한다.
분할 이후 SK에너지는 울산CLX의 정제시설과 석유판매망을 보유하는 회사로 남게 되고, 신설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가칭)은 인천공장의 정제시설과 건설중인 석유화학설비를 보유한 회사로 분할된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가칭)은 원유, 석유,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입과 이와 관련된 트레이딩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분할된다.
국내 신평사들은 이번 SK에너지의 기업분할이 회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기업 분할에 따른 신설법인의 외형 감소에도 이익 감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삼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분할되는 신설법인의 자산은 분할 이전 자산의 23.4%(2012 년 말 기준)에 해당되는 규모로 분할에 따른 외형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인천CLX의 낮은 설비효율성을 감안하면 매출과 이익 감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실장은 "특히, 인천CLX의 정제능력은 27만5000b/d(Barrel/Day, 하루당 생산량)로 분할 전 정제능력의 24.7%에 해당되는 규모"라며 "고도화설비가 전무하고, 후 공정 생산능력이 과소해 그 동안 울산CLX보다 매출과 이익 기여도가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분할로 인해 소폭의 수익성 개선 효과와 함께 회사 차원의 투자 부담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인천CLX 경쟁력 확보를 위한 1조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PX 130만톤/년, Reformer 35MB/d 등)를 진행중인 가운데 기존 투자금액(2012년 말 기준 1268 억원)은 SK 인천석유화학으로 이관될 예정인데다 잔존투자는 분할 이후 SK 인천석유화학 차원에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 실장은 "인천CLX에 대한 1조6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중인 가운데 투자금액이 SK 인천석유화학으로 이관될 것"이라며 "분할 이후 고도화비율 제고에 따라 수익성은 소폭의 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회사 차원의 투자부담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건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도 "분할 이후 동사의 자산, 부채, 자본과 매출액은 감소하겠지만, 효율성이 낮은 인천공장의 분할로 생산 효율성과 수익성에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유 연구위원은 "트레이딩 법인은 규모가 작아 분할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SK에너지의 주주사인
SK이노베이션(096770)이 동사와 신설법인을 100% 소유하게 되는 상황에서 동사와 신설법인 간의 생산 및 판매의 수직계열화 등을 감안할 때 이번 분할이 향후 신용등급에 변화를 줄만한 이벤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