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연의 IT 내비게이터)우린 아날로그로 간다!..인스탁스 vs. 포켓포토

입력 : 2013-05-16 오후 5:42:34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우리는 디지털 시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와 기능을 탑재한 IT기기들이 쏟아지고 전문가들도 많아졌습니다. 다들 사용해보면 좋고 편하다고 하던데 왜 제겐 딴 나라 말처럼 들려오는 걸까요. 어지러운 지도를 보며 나선 초행길에 조금이나마 명확한 내비게이터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IT기기 초보 사용자로서 친절하게 설명하는 IT기기 리뷰기사, 매주 금요일마다 찾아뵙겠습니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은 모두 지고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는 5월 중순입니다. 한달 전일까요, 봄 나들이를 준비하던 한 친구가 제게 물어왔습니다.
 
"너라면 인스탁스 살래, 아님 포켓포토 살래?"
 
즉석사진기와 즉석인화기를 비교한다니 처음엔 매우 뜬금없는 질문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대답을 해주려고 생각해보니 정말 고민되는 문제였습니다. 세상에 단 한장뿐인 추억을 새겨주는 인스탁스와 잘 나온 사진을 골라 여러장 출력해 친구들과 나눠가질 수 있는 포켓포토, 그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게 더 현명할까요.
 
◇여심 자극하는 꽃무늬 '인스탁스'와 주머니 속에 쏙 '포켓포토'
 
인스탁스는 한국후지필름에서 만드는 즉석사진깁니다. 폴라로이드사가 사업을 철수하면서 인스탁스는 전세계에 유일하게 남은 즉석사진기가 됐습니다.
 
◇한국후지필름이 지난 3월 출시한 '인스탁스 미니25 캐스키드슨'.(이하 사진=곽보연기자)
 
제가 사용해본 제품은 지난 3월 출시된 '인스탁스 미니25 캐스키드슨'(출고가 21만원)입니다. 미니25 라인은 명암을 조정해주는 L(라이트)/D(다크) 키와 강제발광/풍경 모드가 채용된 제품으로 미니8 라인의 한단계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여성 사용자라면 귀가 번쩍하실 영국의 대표적 '꽃무늬' 브랜드 '캐스키드슨'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조금 더 여성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함께 출시된 미니필름 3가지도 꽃무늬를 가득 그려넣어 여심을 자극했습니다.
  
사용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뒷면의 붉은색 'POWER' 버튼을 누른 후 전면의 흰색 동그라미 버튼을 눌러 촬영하면 됩니다. 피사체가 어두울 경우 L(라이트) 버튼을, 반대로 밝을 경우엔 D(다크) 버튼을 눌러주면 됩니다.
 
그 옆에 있는 버튼으로는 강제발광 모드와 풍경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어디서든 빛에 상관없이 플래시를 터트리고 싶을 때 강제발광 모드를, 풍경을 찍을 때는 산 모양의 풍경모드를 선택해주면 됩니다.
   
◇LG전자의 즉석사진인화기 '포켓포토'.
 
인스탁스의 비교 대상은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포켓포토'(출고가 18만9000원)입니다. '만지고 소장할 수 있는 사진으로 추억을 되살려주자'는 컨셉으로 나온 제품이라고 합니다. 여성들이 화장을 수정하기 위해 들고다니는 '파우치'에 쏙 들어갈 수 있는 크기라고 해서 포켓포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만 이 제품으로 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데요. 조만간 iOS용 제품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제품 역시 사용 방법이 매우 간단합니다. 스마트폰에 '포켓포토' 앱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블루투스나 NFC(근거리 무선통신)로 전송해 사진을 바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서 마켓에 접속, 'LG포켓포토' 앱을 다운받으면 사진을 NFC나 블루투스로 전송해 사진을 출력할 수 있다.
 
◇낮과 밤, 달라지는 색표현력 
 
제품 외관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실제로 생산된 결과물들을 보겠습니다. 처음으로 이 두 제품이 뽑아낸 사진들을 받아들었을 때, 그리고 인물과 풍경, 야간사진, 정물 등의 사진을 촬영하면서 두 제품의 매력이 아주 다르다는 걸 확연하게 느꼈습니다.
 
◇왼쪽은 인스탁스로 촬영한 낮의 야외사진, 오른쪽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포켓포토로 출력한 같은 장면.
 
우선 제가 가장 먼저 찍은 사진은 오후 3시쯤의 일상이었습니다. 날이 좋아 강제 플래시를 터트릴 필요는 없어 두 사진 모두 일반 모드로 촬영했습니다.
 
색감 차이가 아주 컸습니다. 인스탁스에서 나온 사진은 초록색 나무를 밝게 반영해줬고, 반면 포켓포토가 출력한 사진에서는 초록색이 많이 어둡게 반영됐습니다. 인스탁스는 전반적으로 '밝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포켓포토는 '어둡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낮 시간 인스탁스로 촬영한 인물사진(왼쪽)과 포켓포토로 출력한 사진.(오른쪽).
 
이어 같은 시간 인물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인스탁스에서 나온 사진은 인물을 전반적으로 노랗게 처리했고, 포켓포토 사진은 붉게 처리가 됐습니다.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포켓포토로 인화된 사진은 어두운 부분에서 픽셀 깨짐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포켓포토로 인화한 인물사진엔 '폴라로이드 효과'가 적용됐는데요. 날짜와 메모를 남길 수 있고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연결할 수 있는 QR코드도 새길 수 있게 했습니다.
 
◇밤 10시쯤 촬영한 연등 모습. 포켓포토로 인화한 사진(왼쪽)은 앞에서 뒷부분까지 색이 정확하게 나온 반면 인스탁스로 촬영한 사진(오른쪽)은 뒷 부분이 어둡게 나왔다.
 
같은 날 저녁 10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했습니다. 연등이 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봤습니다. 여기에서는 또 다른 결과가 나타났는데요. 인스탁스가 담아낸 연등의 불빛이 조금 이상합니다. 카메라에 가까이 있는 연등의 색은 분명하게 나타났지만, 멀리있는 연등의 색은 아예 까맣습니다.
 
인스탁스는 피사체와의 거리가 35~50㎝일 때 가장 명확하게 담긴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거리가 먼 부분까지 플래시가 닿질 않아 어둡게 나오는 현상이 나타난겁니다. 반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포켓포토로 인화한 사진에서는 연등의 색이 앞부분부터 뒷부분까지 모두 분명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번에는 인형들을 사진기에 담아봤습니다. 인물사진에서도 그랬듯 인스탁스는 피사체의 노란빛을 더 많이 반영했고, 포켓포토는 분홍빛을 더 많이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의 초점은 스마트폰으로 잡은 사진이 더 명확해보입니다.
 
◇붉은색이 반영된 포켓포토 사진(왼쪽)과 노란색이 반영된 인스탁스 사진(오른쪽).
 
◇4분할·액자까지 다양한 꾸미기 기능..인화지는 아쉬워
 
실사를 보고난 뒤에도 전 어려웠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는 환경과 빛의 양, 거리 등에 따라 생산된 사진이 모두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시 제품들의 강점을 꼽아봤습니다.
 
포켓포토의 강점은 앱에 있습니다. 2분할 사진이나 4분할 사진 등 다분할로 사진을 출력할 수 있어 증명사진이나 여러명이 나눠가질 사진을 촬영할 때 활용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스마트폰으로 여러차례 사진을 촬영한 뒤 자신이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 인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은 적어집니다.
 
◇포켓포토 앱을 이용해 4분할 인화한 사진,
 
무엇보다도 인화지 값이 인스탁스의 필름값과 비교해 저렴한 편입니다. 10장씩 담겨있는 한팩이 5000원에 판매되고 있고, 인스탁스 필름은 기본 필름의 경우 10장이 담긴 한팩이 8000원, 캐릭터나 그림이 그려진 필름은 1만원에서 1만4000원까지 판매됩니다.
 
하지만 포켓포토 인화지가 감당해낼 수 있는 색표현력은 인스탁스 필름과 비교해 낮은 편인 것 같습니다. 포켓포토는 카트리지를 따로 사용하지 않고 염료분자가 포함된 인화지에 열을 가하는 방식으로 이미지를 재현합니다. 반면 인스탁스 필름에는 은염사진 기술이 담겨 있어 색표현력과 보존성 상대적으로 높다고 합니다.
 
선택은 사용자의 몫입니다. 색표현력과 보존성, 혹은 사진을 직접 선택하고 꾸밀 수 있는 기능 등 사용자가 추구하는 요소에 따라 손에 들리는 제품이 달라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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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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