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S산전이 실적에 대한 해답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관건은 동남아시아.
지난해 중동에서 전력 부문 대규모 수주를 이끌어낸 데 이어 올해는 동남아까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는 중동과 달리 정치 사회적 문제가 많지 않고, 성장 추세가 가팔라 자리를 잡을 경우 든든한 활로가 될 전망이다.
LS산전(010120)은 지난해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2011년 3720억원이던 수출 물량이 지난해에는 609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전체 매출에서 64.2%를 차지하는 전력사업부의 이라크발 훈풍이 큰 몫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되면서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1분기까지 해외 매출은 1463억원으로, 남은 기간 동안 동남아 시장에서 수주가 이어진다면 최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동남아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늘고 있지만 싱가포르를 제외한 여타 국가들은 전력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의 전력화 비율은 각각 75%와 81%로, 아직 인프라 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많다.
전문가들은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곽민정 BS 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전력공사는 2020년까지 추가발전설비 55.3기가와트(GW)가 필요하다"며 "송배전 설비에 284억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보여 LS산전의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남아의 경우 LS산전의 주력 무대였던 중동보다 정치 사회적 위험이 적다는 점도 진출의 호재다. 중동은 전쟁 후 재건사업에 전력하면서 예상치를 넘는 수요를 창출했지만, 그만큼 테러 등 전쟁의 후유증에도 노출돼 있다.
반면 동남아의 경우 상대적으로 테러의 위협 등으로부터 안전지대라는 평가다. 경호비용 등 여타 안전유지비에 지출될 비용 부담 또한 없다. 성장 가능성에만 기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의 경우 경제발전이 계속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며 "특히 전력 사업의 경우 그 수요가 꾸준히 생기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전력기업들도 주목도가 남달라 '경쟁력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리스크가 작은 만큼 기업의 근원적 가치인 경쟁력이 무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
LS산전의 경우 기존 중동과 동남아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어 인적 네트워크 또한 잘 갖춰졌다는 평가다. LS산전은 중동에서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을, 방글라데시와 태국 등에서 철도와 교통 제어 프로젝트를 각각 진행한 바 있다.
LS산전은 아직 해외 비중을 국내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거둬들인 가파른 수주에 힘입어 불황의 그림자를 피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라크를 비롯한 해외에서 거둬들인 수주 잔고를 합치면 1조1000억원을 넘을 정도로 사상 최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