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영향에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다.
2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에 대한 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37% 하락한 1.2859달러로 거래됐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전날보다 0.61% 상승한 84.46을 기록했다.
이날 달러의 흐름을 주도한 것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서 가진 경제 전망 증언을 통해 "양적완화를 성급히 중단할 경우 경기 회복세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후 질의 응답 시간에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자신감만 확인된다면 향후 몇 달 안에 자산매입 축소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간 줄곧 양적완화 유지를 지지했던 그가 다소 전향된 모습을 보인 것에 시장이 움직인 것이다.
앨런 러스킨 도이치뱅크 통화전략 담당자는 "버냉키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 이후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날 공개된 4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노동시장의 개선이 전반적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양적완화 축소를 위해서는 향후 전망에 대한 자신감이 더 필요하다"고 밝힌점은 달러 절상폭을 제한했다.
엔화 가치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전일대비 0.67% 상승한 103.16을 기록했다. 장 중에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103.74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로대비 엔화 환율은 0.27% 오른 132.64엔으로 거래됐다. 역시 장 중 2010년 1월 이후 최고치인 133.80엔까지 상승했다.
일본은행(BOJ)이 종전의 적극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최근의 급격한 국채 가격 변동이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유동적인 자세를 보이겠다"고 말한 점이 엔저를 부추겼다.
여기에 지난달의 무역적자가 8799억엔으로 확대된 점도 엔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에이미어 댈리 모넥스 애널리스트는 "실망스러운 무역 지표가 엔화 약세를 유도했다"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 호주달러는 소비자 심리지수가 17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크게 내렸다. 호주달러에 대한 미 달러 환율은 1.06% 하락한 0.9699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