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90년 만에 호주 생산 '문 닫아'

입력 : 2013-05-23 오후 1:23:04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인 포드가 오는 2016년 호주 생산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포드의 창업주 헨리 포드가 호주에서 '모델T'를 생산한지 90년만의 일로 비용 상승이 생산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드 호주법인은 2016년 10월 멜버른의 자동차 조립공장과 질롱의 엔진 공장을 폐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200명의 노동자도 감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주 현지 공장 폐쇄 이후 포드 호주법인은 수입차 부문만 남게된다.
 
호주 현지 생산 중단의 주된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과 환율 변동 등 비용적인 문제가 지목됐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엔화 가치의 급격한 하락이 호주의 제조업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엔화 대비 호주 달러의 가치는 29%나 절상됐다.
 
이는 수입 자동차 가격을 끌어내린 반면 수출 경쟁력을 크게 악화시켰다.
 
카트리나 엘 무디스애널리스틱 이코노미스트는 "호주의 제조업은 더이상 명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높은 인건비는 아시아의 개도국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호주 달러의 강세 역시 경쟁력 상실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포드의 생산 중단이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도 파급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잭 나세르 BHP빌리턴 회장은 "포드의 철수는 전체 산업의 공급사슬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는 장차 도미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포드는 도요타자동차,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호주 3대 자동차 생산 업체로 꼽힌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은 현재 직접적으로 4만5000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에서도 25만개의 일자리가 간접적으로 연결돼있다.
 
또 이 같은 상황은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의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자레 가카리안 모나쉬대학 교수는 "이는 정치적으로 역풍을 가져올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길라드 총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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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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