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는 필러' 성형화장품 인기몰이 속 효과는?

입력 : 2013-05-28 오후 3:17:22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요즘 유행하는 쁘띠성형(칼을 사용하지 않고 주사를 이용해 시술하는 성형수술)도 겁나서 못하는 제게 필러화장품은 한줄기 빛과 같은 선물이네요'
 
모 화장품 회사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구매자의 사용 후기다.
 
성형효과를 주장하는 화장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필러 · 보톡스 등 성형외과, 피부과에서나 사용될법한 단어들이 화장품 시장에서도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시술에 대한 두려움과 값비싼 비용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에게 볼륨에센스, 필러크림, 필러파운데이션 등 다양한 종류의 성형적 효과를 강조하는 화장품은  끌릴 수 밖에 없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실제 효능·효과에 대한 근거가 희박하다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바르는 필러, 업계에서 편의상 만든 용어
 
28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이 독점 수입·판매하고 있는 호주 스킨케어 화장품브랜드 '닥터루인스 프라이빗 포뮬라'는 홈쇼핑에서 4회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등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또 코리아나화장품에서 나온 '하트필러크림' 역시 홈쇼핑에서 연속 매진 행진을 이어가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분, 탄력,볼륨을 동시에 채워주는 '바르는 필러화장품' 이라는 타이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외에도 수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성형적 효과를 강조하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필러화장품 등에 관해 성형·피부과적 효능·효과가 명확히 증명된 제품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필러(Filler)는 말 그대로 피부의 주름이나 패인 흉터 등에 볼록한 입체감을 넣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필러라는 단어가 들어간 화장품은 쁘띠성형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이에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이용한 화장품 업체들의 상술이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위 '필러' 라는 단어만 들어가도 판매고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귀띔했다. 이름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성분 함량 표기 의무 없어..과대 광고 식약처 관리 '소홀'
 
필러화장품을 생산하는 업체측은 주름 개선 시술에 사용되는 히알루론산이나 콜라겐 성분 등을 함유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성분이 얼마나 포함돼 있는지 명확히 표기된 제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법적으로도 성분함량 표기화가 의무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필러효과를 내는 핵심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고 막연하게 인식할수도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국가에서는 필러화장품에 대한 분류기준 초자 마련돼 있지 않아 관리감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오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 화장품정책과 사무관은 "시중에 나오는 필러화장품은 업계에서 편의상 만든 용어일 뿐 법적인 용어는 아니" 라며 "별도로 유형분류가 돼 있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실제적인 효능에 대해서도 명확한 근거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제조업체의 자체 실험결과와 광고를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다.
 
이에 해당 업체에서는 '성형에 가까운 획기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름의 패인부분을 즉각적으로 매워 준다' 는 표현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고있다.
 
시민단체 등에서 화장품 업계의  과대광고를 지적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해야 하는 식약처는 '강건너 불구경'이다.
 
오 사무관은 "표현이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어 광고 상의 문구를 단속하기는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며 "필러화장품 업체 측에서 사용하는 광고문구 가운데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지자체에서 즉가적인 단속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화장품 업계에서는 효능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집약된 기술력으로 특별한 제조법을 적용해 시술하지 않고도 피부 볼륨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하며 나름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코리아나 측은 "고보습의 히알루론산을 피부에 흡수시키기 위해 코리아나가 10년간 연구 기술력으로 워터드롭타입의 제형 안정화에 성공, 모공보다 작은 저분자의 히알루론산이 피부 속에 침투가 가능하다"며 "세명대학교 임상결과 72시간 피부보습을 유지시켜주며 볼이나 이마 부위에 즉각적인 볼륨개선될 뿐 아니라 12시간 볼륨 지속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나름의 근거가 결국 자체 실험 결과일 뿐 공신력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필러화장품만으로 쁘띠성형과 같은 직접적인 효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의 근거를 믿지 말라고 조언한다. 
 
강남 모 피부과 전문의는 "필러화장품은 필러성형시술과 달리 노화예방에 목적이 있을 뿐, 즉각적인 효과를 원한다면 필러화장품이 아닌 필러성형을 해야 한다"며 "화장품은 화장품으로만 만족하라"고 말했다.
 
성형·피부과 효과를 광고, 홍보하는 화장품에 대한 식약처의 뚜렷한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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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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