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대해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구조개혁과 실물경제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양적완화는 글로벌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확대해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의 거시건전성을 저해하고, 실물경제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제공=기획재정부)
현오석 부총리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OECD 경제전망'세션에 정부 대표로는 처음으로 참석, 양적완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현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지속되고 있는 주요국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례없는 규모로 지속되고 있는 양적완화에 따른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각국의 실정에 적합한 다양한 형태의 거시건전성 조치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G20, 국제통화기금(IMF)와는 달리 그간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던 OECD 측에 '국제자본이동 관리방안' 이슈의 논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아울러 현 부총리는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져오기 위해 단기적인 경제활력 조치와 중장기적인 구조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현 부총리는 "한국과 같은 재정여력국들이 부진한 글로벌 수요를 보완해 긴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추경과 금리 인하 등 거시정책의 조합이 한국경제는 물론 글로벌 리밸런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성장친화적인 재정건전성도 강조했다. 그는 "성장 없이는 재정건전화 노력도 지속되기 어렵고,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긴축적 재정정책 모두 덫(trap)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부총리는 "한국정부는 성장을 촉진하는 가운데, 재정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균형된 스탠스를 견지하고, 추경편성·부동산대책 등 경기활성화 노력을 통해 경제성장을 먼저 정상화하고 동시에 재정건전화의 기틀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 부총리는 세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상호의존성이 커지고 있는 '평평해진 세계'에서는 '협력'할 줄 아는 개인과 기업, 국가가 필요하다며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