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4.1부동산대책 이후 반짝 온기가 돌았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주춤하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2% 하락해 9주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를 두고 4.1대책이 일시적인 시장 상승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거래 선순환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상명대학교에서 열린 2013년 한국부동산중개학회 춘계 세미나에서는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방안에 관한 다양한 제언들이 나왔다. 유효수요 확대를 위해 거래세, 보유세 부담을 덜어주고 다주택자들의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31일 열린 한국부동산중개학회 2013 춘계학술세미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최봄이 기자)
◇거시경제 지표 부정적..4.1대책 효과 '제한적'
주제발표를 맡은 최완호 동원대학교 겸임교수에 따르면 4.1대책으로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5% 증가하는 등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6% 증가해 10.7%를 기록한 지방에 비해 증가폭이 컸다. 강남 3구는 올 4월 거래량이 전년동월대비 무려 80.8%나 늘어났다.
◇최완호 동원대학교 겸임교수(사진=최봄이 기자)
하지만 전반적인 경제지표들이 좋지 않은데다 중대형 주택시장은 아직까지 대책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등 4.1대책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올해 3월 취업자 수는 2개월 연속 20만명대에 머무는 등 고용둔화세가 지속되고 있고 생산, 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경제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2.5% 증가했으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 건축허가면적 등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통계청 인구 추계 자료를 보면 연평균 인구 증가속도는 점점 줄어 생산가능 인구 비중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총 인구 수는 2030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동시에 50대 가구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6.2%로 높은 만큼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이들의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거래 선순환 위해 세부담 줄여주고 다주택자 거래 풀어줘야"
◇우경 김포대 교수(사진=최봄이 기자)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효수요를 확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경 김포대 교수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선 만큼 부동산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하기보다 사적재화로서의 권리도 고려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의 부동산 세제는 보유형평, 소득 재분배 측면에서 운용돼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부담이 과중하다는 것이다.
4.1대책이 다주택자의 시장 참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철현 아주경제신문 건설부동산 부장은 "주택수요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다주택자의 시장 참여는 주택시장 선순환에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4.1대책이 1가구 1주택자(일시적 1가구 2주택자 포함)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1가구 1주택자의 매물을 취득할 때만 양도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면서 시장가격이 왜곡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같은 아파트 내에서도 1주택자의 매물은 매도호가가 2000만~3000만원 오르는 반면 다주택자의 매물은 가격이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철현 아주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장(사진=최봄이 기자)
특히 실질적인 하우스푸어는 '비자발적 2주택자'인 만큼 4.1대책의 하우스푸어 관련 방안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 부장은 지적했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는 1주택자보다 새로운 주택을 취득한 후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해 하우스푸어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조 부장은 이어 "국민주택 기준인 전용 85㎡는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에 도입된 후 지금까지 모든 부동산 정책의 기준이 되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의 변화와 중대형 주택의 미분양 문제 등을 감안해 이 기준을 없애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