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과거 김대중 정부 당시 불거진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현대그룹의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의혹을 받았던 무기중개상 김영완씨(59)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83)과 공모해 2000년 2월 대북사업 협력 명목으로 현대그룹으로부터 3000만달러를 수수하고 같은 해 3월 20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수사대상에 오른 김씨를 최종 무혐의 처리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3000만달러를 현대로부터 받았다는 혐의와 관련해 "진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故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이 목숨을 끊은 상태고,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상선 미주법인의 자금 거래 관련 자료를 뒤져도 흔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충식 현대상선 사장을 비롯한 현대 직원들이 관련 사실을 부인해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현대그룹으로부터 200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현대그룹이 김씨를 보고 준 것이 아니라 당시 실세였던 권 상임고문이 도와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준 돈이기 때문에 단순 전달자인 김씨를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권 상임고문은 이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징역5년이 확정됐으나 김씨는 당시 수사가 시작하기 직전 미국으로 출국해 기소중지 상태였다.
검찰은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현대건설 소유의 양도성예금증서(CD) 150억원을 현금화해 받아 챙기고 김씨가 이를 관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했으나 박 의원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김씨를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맡아 수사하던 사건이었으나 중수부가 폐지되면서 당시 중수1과장으로서 사건 주임검사였던 여환섭 특수1부장이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