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재. (사진제공=LG트윈스)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내야수 문선재는 2일 경기에서 다양한 경험을 맛봤다. 연장 10회 결승타를 치며 팀의 승리를 이끈 것이 그에게 최대 기쁨이지만 매우 오랫만에 포수 마스크를 쓰게 된 것도 오랫만의 색다른 경험이다.
LG는 2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8회까지 4-0으로 뒤지다가 9회초 4점을 뽑으며 뒤늦게 경기의 균형추를 맞췄다.
문선재는 이날 LG의 대역전극 서두부와 끝을 함께 써냈다.
문선재는 9회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서 깨끗한 좌전 안타로 무사 만루의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문선재로서는 이날 경기의 3번째 안타다.
이후 LG는 이진영의 밀어내기 볼넷, 오지환의 1루 땅볼, 손주인의 2타점 적시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승부는 자연스레 연장 10회로 흘렀다.
그런데 연장을 맞은 LG에 문제가 생겼다.
앞선 7회 윤요섭을 대신해 김용의가 대타로 나섰고, 김용의와 교체돼 최경철이 투입됐지만 9회 이진영으로 교체돼 팀의 포수를 모두 출전시킨 것이다.
결국 문선재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초등학교 시절이긴 하지만 그나마 포수 경험이 있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LG의 다른 선수는 경험도 없던 상황이다.
'땜빵'이 난무하던 LG의 상황이지만 결국 승리팀은 LG였다.
포수 마스크를 쓴 문선재가 예상 외로 빼어난 미트질을 선보였고 문선재 본인 스스로 결승타를 쳐냈기 때문이다. 2사 3루 상황에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3루타를 쳐낸 것이다.
KIA 포수 차일목이 홈으로 송구된 공을 넘어지며 잡는 사이 이병규가 포수 미트를 피하면서 홈플레이트를 만지는 주루플레이를 성공해 결승점을 낸 것이다.
문선재는 이날 경기 이후 인터뷰를 통해 "감독님과 배터리코치가 포수로 나가야겠다고 말하셔서 준비했다"며 "나 때문에 공을 쉽게 못 던질까봐 봉중근 선배님께 편하게 공을 던지라고 말씀드렸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 때 경험삼아 포수를 맡아 본 이후 처음이다.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 "앞으로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나가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