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인터뷰)동부대우 "옛 '대우전자' 명성 되찾겠다"

입력 : 2013-06-04 오후 2:29:16
[뉴스토마토 곽보연 기자] 앵커: <토마토인터뷰> 시간입니다. 한때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대우일렉트로닉스 제품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정에 하나씩은 꼭 가지고 있는 대표적 국산 가전브랜드였습니다.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13년 동안 고난의 길을 걸었던 토종 가전기업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동부그룹에 인수된 지 꼭 두 달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새롭게 출범한 동부대우전자의 권기주 부장 모셨습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가 그 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해 참 힘들었었는데요, 든든한 동부를 만나 조직 내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두 기업이 만나 합쳐지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권기주 부장(이하 권 부장): 정확히 말하면 두 기업이 합쳐졌다고 보기는 어렵고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동부그룹의 한 가족으로 편입되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부대우전자에 합류한 동부의 인력은 임원진을 포함해서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인수 당시 대우일렉은 브랜드와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꾸준하게 실적을 개선해오고 있었구요, 동부에서도 대우일렉 임직원들의 자질과 역량이 우수하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굳이 동부 인력을 합류시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가전분야 전문가들이 충분히 모여 있는데 굳이 동부의 인력이 많이 갈 이유가 없었지요.
 
기존 대우일렉의 강점인 영업과 마케팅을 지원하고,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 경영관리의 경영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최소의 인원이 합류했습니다. 회사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수많은 기업들이 대우일렉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번번히 모두 실패로 돌아갔었는데요, 동부그룹은 인수에 성공했습니다. 동부가 대우일렉 인수에 성공하게 된 요인에는 어떤 것이 있었나요?
 
권 부장: 말씀해주신 것처럼 동부에 앞서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대우일렉의 경쟁력을 인정해 인수를 추진해왔습니다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었습니다. 동부가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선 인수금액을 가장 많이 써냈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동부의 전자사업에 대한 경험과 육성 의지, 그리고 인수자금 확보능력이 대우일렉 채권단과 시장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앵커: 6차례나 인수가 무산됐던 대우일렉이 이번 인수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아마 동부와 대우일렉트로닉스의 만남이 가져올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한 몫 한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들이 기대되시나요?
 
권 부장: 우선 동부그룹의 전자·IT·반도체분야 계열사로는 동부하이텍과 동부라이텍, 동부LED, 동부로봇, 동부CNI, 그리고 이번에 포함된 동부대우전자 등 6개 계열사가 있습니다. 동부대우전자는 계열사들로부터 가전제품용 핵심 원재료와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습니다.
 
동부하이텍이 LCD구동칩, 전력반도체 등 첨단 시스템반도체를, 동부로봇이 모터와 자동화 생산설비를, 동부라이텍과 동부LED가 LED조명과 모듈을, 동부제철이 가전제품용 냉연강판 등을 공급하여 동부대우전자의 가전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뒤집어서 생각하면 동부대우전자의 국내외 영업 네트워크를 이용해 그룹 계열사들이 완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동부라이텍의 LED조명, 동부LED의 LED모듈과 BLU, 동부로봇의 청소로봇, 동부건설의 빌트인 가전 등을 공동으로 판매 협력하여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충할 수 있습니다
 
앵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구조네요. 얼마 전 보도에 따르면 13년 만에 임금인상을 단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직원들 사기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은데요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권 부장: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는 소비자들이 호응할만한 좋은 제품을 적기에 출시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직원들의 사기와 경쟁력을 높여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2000년 워크아웃 이후 동결되었던 임금을 10% 이상 올리게 됐습니다. 임금인상 외에도 사무직의 경우 성과에 따라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는 ‘성과주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회사의 노력에 노조도 화답하고 있는데요, 동부대우전자의 노조 간부들도 회사의 조치에 대해 반기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임금단체교섭(임단협)을 조기에 마무리했습니다.
 
앵커: 동부대우전자가 출범한지 벌써 두 달이 지났는데요, '동부대우전자'의 이름을 단 신제품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요?
 
권 부장: 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4월1일 출범한지 두 달 만에 벌써 신제품 3가지를 시장에 내놨습니다. 근거리통신망을 이용한 냉장고 '클라세 큐브'와 냉방과 제습에 집중해 가격을 대폭 낮춘 에어컨, 웰빙튀김기능을 추가한 다기능 복합오븐 등을 출시했는데요,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근거리 통신망 냉장고는 소비자들이 늘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애프터 서비스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운 제품인데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며 벌써 2000대 이상 팔렸습니다. 또 실속형 에어컨은 광고와 마케팅 없이 품질과 가격에 대한 입소문만으로 2주 만에 1만2000대가 팔렸습니다.
 
저희들이 내놓고 있는 제품은 복잡한 기능이나 필요 이상의 기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단순하면서도 품질이 보장되는 제품, 특히 소비자들이 과연 무엇을 원하는가를 정확히 읽은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기도 합니다.
 
앵커: 앞으로 동부대우전자의 비상이 기대되는데요, 끝으로 동부대우전자의 목표와 전략 듣고 싶습니다.
 
권 부장: 동부대우전자는 2020년까지 글로벌 Top 10 안에 드는 첨단 종합전자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선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현재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에서 적극적인 아웃소싱 전략을 통해 에어컨, TV, 청소기, LED조명, 전기오븐, 의료기기 등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영업·생산·R&D·관리 등 모든 사업부문의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병행해 2015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할 것입니다.
 
한때 국가 가전시장을 3분하며 대표적인 전자회사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동부대우전자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시장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전자회사, 높은 품질과 적절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의 폭의 넓혀 줄 수 있는 전자회사가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무쪼록 동부대우전자가 세계적인 전자회사로 도약하고, 이를 계기로 한국의 전자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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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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