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금융 계열의 경남과 광주은행을 떼어서 팔고 나중에 우리은행 중심으로 남으면 은행을 지주와 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신속한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덩치가 작은 우리금융 계열 지방은행의 분리매각을 기정사실화 한 것.
이에 따라 그동안 경남은행 인수를 놓고 물밑 경쟁을 벌이던 DGB금융과 BS금융지주의 인수전이 가열되고 있다. 두 회사가 경남은행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경남은행을 가져가는 지주 계열 은행이 영남권 최대 은행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 당사자인 경남은행은 BS금융과 DGB금융지주에 매각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경남 시민 공모주 방식을 통해 매각되길 바라고 있다. 다만 시민 공모주 방식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민 공모주 방식의 매각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경남은행 직원들도 어떤 매각방식이든지 고용안정에 초점을 맞춘다면 큰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남은행 인수전은 인수후 인위적 구조조정 등 갈등요인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도 겹치지 않는 지점 분포와 친밀감 있는 지역 정서를 각각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중복되는 영업채널이 거의 없어 고용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대구·경북지역은 섬유와 자동차금속이, 경남지역은 중공업과 조선, 해운이 대표산업이라 중복이 없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은행은 경남은행과 뿌리가 갖다는 점을 내세워 인수를 희망하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이 본래 한뿌리에서 나왔고, 지역정서와 산업연관성을 고려할 때 결국 같이 가야 한다"고 정서에 호소했다.
광주은행의 경우 지역 특성상 전북은행이 적극적으로 인수의욕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전북은행 측은 "7월중 JB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채권발행과 차입 등으로 인수합병(M&A)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역 상공인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지역상공회 등이 인수를 할 경우 과거 지방은행의 부실원인의 하나였던 지역금융과 지역상공인간의 유착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인수 가능성을 낮게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