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대법원은 서울시 퇴직공무원과 전·현직 의원의 모임인 '서울시 시우회·의정회' 추진사업에 서울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한 조례안이 무효라고 봤다.
대법원 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행정안전부장관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안의결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7월 9일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시우회 등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을 의결했다.
'서울시 시우회'는 서울시와 산하기관 퇴직공무원으로, '서울시 의정회'는 서울시의회 전·현직 의원으로 구성됐다. 조례안에 따르면 서울시장은 시우회 등이 추진하는 사업 중 시정과 밀접한 사업에 대해 필요한 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행안부는 '조례안이 단체에 대한 기부·보조 등을 할 수 없게 한 지방재정법 17조에 위반돼 무효'라며 서울시장에게 조례안의 재의를 요구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원안대로 조례안을 공포하자, 행안부는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조례안의결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그동안 서울시의회는 "'시우회 등은 '지방자치단체가 권장하는 사업을 하는 공공기관'에 해당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권장하는 사업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공금 지출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단체"라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지방재정법이 지방자치단체의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한 보조금 등 공금 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 사유'를 두는 취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운용에 대한 자율적 권한 행사의 영역을 존중하되, 그 권한 행사는 주민의 복리에 어긋나거나 재정의 건전성 및 효율성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한계를 설정하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시우회'는 전직 서울시 및 그 산하기관 공무원, '서울시 의정회'는 전·현직 서울시의회 의원이라는 공직 근무 경력만으로 당연히 회원자격이 부여되는 단체로서, 특정 사업의 수행이 아닌 구성원 간 친목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고 말했다.
또 "해당 조례안은 '서울시 시우회' 등의 추진 사업으로 시정 일반에 관한 정책 개발·자문·조사·연구·모니터링·홍보 등 포괄적인 내용을 광범위하게 열거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전망이나 시행 효과가 어떠할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반 민간단체와 달리 '서울시 시우회' 등에 대해서만 서울시가 조례로 일반적·포괄적인 보조금 지원을 허용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며 "시우회 등이 추진하는 사업은 서울시가 권장하는 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우회 등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조례안 의결은 효력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지방자치법상 조례안 의결 무효확인 사건에 해당돼 대법원 단심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