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12일부터 미국 기업들의 2008년 4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전망치 하향으로 실적 악화 경보음이 울리며 이번 어닝시즌은 증시 반등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통적으로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분기실적을 발표해온 알코아가 이번에도 12일 '어닝시즌' 공식 개막을 알린다. 알코아는 이미 지난 6일 전체 인력의 13%에 달하는 1만3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혀 실적 악화를 예고한 상태로,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0.0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에는 기술주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의 실적이 공개된다. 인텔의 4분기 EPS는 전년 동기의 3분의 1 수준인 0.1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형성된 전망치보다 절반 이상 낮춰져 있다.
유통업체들의 4분기 실적도 성수기인 지난 크리스마스와 연말 쇼핑 매출이 부진함에 따라 크게 나빠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난주에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와 명품업체 코치가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등,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된다.
또한, 자동차와 소매업체 그리고 원자재업체들의 실적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S&P500 기업 전체 실적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S&P 500 내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은 평균 12%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6분기 연속 감소로 20년래 최악이다.
그나마 금융주는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에너지기업들은 17%나 추락이 전망되고, 공업 전반은 18% 감소하겠지만 소재 섹터의 경우 무려 66%나 급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신 섹터가 14% 감소했을 것으로 점쳐지며 전반적인 이익 침체는 심각할 전망이다.
페이든&라이겔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톰 히긴스는 "우리는 처참한 4분기 실적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기부양책이 지속되겠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주가를 낙관할만한 소비 및 기업지출 증가 현상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번 어닝시즌은 지뢰밭이 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특히, 과거실적보다 사실상 더 큰 주목을 받게 되는 앞으로의 전망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익 전망치 하향조정과 지난주 실적 프리뷰를 거치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요인들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고 예고된 악재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기회로 여겨지며 증시가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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