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올해에도 어려울 전망이다. 외환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MSCI측 요구 수용이 어려울 뿐 아니라, 우리 증시를 이머징 지수에서 제외하기 어려운 MSCI 사업 구조 때문이다.
6일 거래소에 따르면 유럽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 MSCI지수를 운용·관리하는 MSCI바라가 연례 시장 분류 변경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국내 증시는 경제 성장성, 증시 규모, 유동성 조건 등을 만족하면서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처음으로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매년 도전했지만 연이어 실패하면서 올해 다섯번째 도전이 됐다.
한국 증시의 대부분 요건이 이미 선진국 수준에 올라와 있다. 파이낸셜타임즈와 런던거래소에서 공동 설립한 FTSE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 지수로 편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CI바라가 한국증시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을 거부하는 이유는 외환규제다.
MSCI바라는 한국에서 외국인들의 거래가 불편하다는 이유를 들어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우리 시장은 외화 정규시장 거래시간이 한정돼 있어 장 마감 후 환전이 불가능하다. 또 외국인투자가 등록제도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MSCI에서 요구하고 있는 외환자유화와 외국인투자가 등록제도를 풀려면 외환정책 기조를 바꿔야 하는데 정부측에서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라며 "이 때문에 올해에도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거래소 측에서도 많이 노력했지만 MSCI가 요구하고 있는 사안들이 거래소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라 올해에는 노력조차 할 수 없었다"며 편입 실패를 기정 사실화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올해도 어려울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MSCI가 지적한 선진지수 편입 불발 사유는 크게 보면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 부족인데 안타깝게도 1년이 지난 현재 달라진 점은 크게 없어 올해 역시 MSCI 선진지수 편입은 어려울 것"이라며 "기대치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MSCI측이 문제로 삼고 있는 외환규제 외에도 MSCI 사업 전략 때문에 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여러 요건이나 상황 면에서 우리 증시가 선진지수로 편입되는 것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MSCI가 지나친 요구를 하고 있다"며 "MSCI 사업상 구조적인 문제 때문인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임 팀장은 "MSCI 국가별 포트폴리오를 보면 이머징 포트폴리오에서 한국 증시 비중이 20% 전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증시가 이머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선진지수로 빠지면 이머징 포트폴리오가 무색해질 수 있어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