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생존 키 쥔 산은 다음 행보는

채권단 동의서 제출시 선박제작금융 2500억 지원
추후 지원 절차는 실사결과에 따라 결정

입력 : 2013-06-10 오전 11:02:17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지난 7일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STX 주요 계열사 구조조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은이 현재 자율협약을 진행중인 STX조선해양과 ㈜STX, STX중공업, STX엔진 등의 주채권은행이어서 지원 방향과 규모에 따라 STX그룹의 정상화 절차가 지연될 수도 있어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본점(위)과 STX 본사 사옥(사진제공=산업은행, STX)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무상환을 1개월 연장하고 현금지원 규모를 3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줄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지원금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기존에 지원키로 했던 3000억원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가 포함됐었다"며 "이번에 지원하겠다고 한 2500억원은 선박제작금융이고 1억4000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RG를 따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원금액이 1000억원 정도 늘어나는 것이다.
 
산은은 오는 11일까지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동의서를 받으면 선박제작금융 2500억원을 STX조선해양에 선지급할 예정이다. 채권단의 동의서 제출이 늦어지면 자금지원도 미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산은 관계자는 "실무선에서는 합의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승인절차를 거치면 바로 동의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산은은 STX조선해양에 긴급운영자금 6000억원을 지원한 상태다.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에 나오게 될 STX조선해양의 실사결과에 따라서 구체적인 회생방안에 정해질 예정이다.
 
류희경 산은 부행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STX조선해양이 3월말에 가장 먼저 자율협약을 체결해 실사결과가 곧 나올 것"이라며 "추가자금 지원 규모와 재무구조 개선 방안 등은 채권단과 함께 논의해서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은 지난달 자율협약을 신청한 ㈜STX와 STX엔진, STX중공업에 대해서도 실사결과가 나와야 채권단 협의에 따라 지원규모 및 지원방식을 확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 계열사에 대한 경영정상화 방안은 늦어도 다음달 쯤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7일 산은의 인수 포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STX팬오션과 관련해서는 법정관리 이후에도 정상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지원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KDB금융지주의 STX그룹 전체에 대한 위험노출액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STX그룹에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산은금융은 위험노축액의 50%인 1조5000억원 가량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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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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