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고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패션 대세'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여전히 광고 등 마케팅에 과도한 비용을 쏟아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케팅에 들어간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시키며 고가정책을 유지하고 명품 못지 않은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해 매출 1000억원이 넘는 6개 대형 아웃도어 업체의 광고비 합계는 무려 94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1년 대비 무려 30%나 증가한 규모다. 광고비가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평균 5%로 늘었다.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광고비 지출 현황>
이는 매출액에서 광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화장품업계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광고비 지출부터 대폭 줄인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어차피 고가로 판매 해도 장사가 잘 되다 보니 마케팅에만 전력투구 하는 꼴이다.
대형 아웃도어 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에 중소형 업체들도 본격 가세하면서 대규모 마케
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아웃도어가 일상복으로 자리잡은 상황이기 때문에 제품의 차별성과 전문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스타를 활용한 감성 마케팅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인기 스타를 모델로 기용할 경우, 모델비와 TV 광고비 등을 합하면 수십억원이 투입되지만 그에 상응하는 매출 증가 효과가 있다" 며 "경쟁 업체들도 스타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아웃도어의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는 데 있어 스타마케팅 전략이 주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마케팅에 드는 비용이 지나치게 증가하면서 제품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한편, 최근 광고비 등의 영향으로 아웃도어 제품의 가격거품이 심하다는 빈축이 강하게 일고 있자 일부 업계에서는 스타마케팅에서 선회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자체 브랜드만의 특화된 기술력을 알리는데 집중하면서 디양한 캠페인 활동을 벌이는 등의 다른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현재 스타마케팅을 활용한 TV광고는 중단한 상태" 라며 " 때문에 현재 활동하고 있는 모델을 '광고모델' 이라고 하지 않고 '홍보대사' 라고 부르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노스페이스만의 제품력과 기능성 등을 강조하기 위한 브랜드 캠페인을 펼치는데 주력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고가 논란 속에서도 '아웃도어 열풍' 이 멈추지 않는 한 마케팅 비용 증가-고가 정책-소비자 지출 확대 등의 악순환은 한동안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