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45% "경제민주화 취지 공감하나 과도해"

입력 : 2013-06-12 오전 11:48:35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국회에서 입법 추진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에 대해 국내 기업들이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재의 논의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기업 302개사(대기업 149개사, 중소기업 153개사)를 대상으로 '국회 기업정책 현안에 대한 기업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44.7%가 "경제민주화는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현재의 논의는 과도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48.2%, 중소기업의 경우 41.2%가 이같이 답했다.
 
'경제민주화 법안이 경제에 도움되므로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답한 기업은 28.1%(대기업 21.5%, 중소기업 34.6%)에 그쳤고, 이와 비슷한 수준인 27.2%(대기업 30.2%, 중소기업 24.2%)의 기업들은 '경제민주화 법안은 기업활동을 위축하므로 논의를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경제민주화 입법의 부정적 영향으로 '투자와 일자리 위축'(35.4%)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기업경쟁력 저하'(30.5%), '잠재성장률 저하'(17.5%), '반기업정서 심화'(11.3%)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국회에서 다뤄지는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대체로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기업의 내부거래 이슈와 관련해 응답기업 대부분(79.5%)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법의 테두리 내에서는 활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일감몰아주기 오해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낫다'고 답한 기업은 20.5%에 그쳤다.
 
내부거래를 찬성하는 기업들은 '계열사간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70.3%), '거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18.4%)고 생각했다.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 금지와 관련해서도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등 기업경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기업이 42.1%에 달했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갑을 문화 개선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적인 문화 개선을 통해 추진하는 것이 제도적 규제 강화를 통한 개선보다 낫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전수봉 대한상의 상무이사는 "대선 이후 공정한 거래관계를 확립하고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법제도 개편이 논의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조차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향후 피규제자인 기업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되 과잉입법으로 우리기업 특유의 장점까지 도려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 상무는 "과거에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은 있었지만 학계와 경제계, 정부 등의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쳤다"며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단시일 내에 한꺼번에 처리하기보다는 현안별로 단기와 중장기로 처리하고,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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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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