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지난 주 미국 고용지표 발표 이후 양적완화(QE) 조기종료에 대한 우려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일본의 경우 아베 총리가 발표한 세번째 화살과 일본은행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대해 모두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 이후 다소 진정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증권가는 최근 이 같은 글로벌 증시 하락을 야기했던 주요 요인들의 부담은 경감됐지만 경기 모멘텀과 리스크 우려를 감안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당분간 빠른 반등 구간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란 진단에서다.
◇KDB대우증권-미국>한국>이머징 순 선호
최근 조정은 글로벌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에 기인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 BOJ와 ECB의 유동성 확충 속도조절 언급 등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의 향배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미국의 출구전략은 빨라도 4분기는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분명하다. 시장이 과민 반응을 나타낼 가능성도 다분히 있다. 당분간은 자산의 안정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클 때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국가는 경상수지 적자를 자본수지 흑자로 보전해 왔던 나라들이다. 최근 통화가치가 불안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국가들도 대체로 경상수지 적자국들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 유지와 세계 7위의 외환보유국이라는 점은 한국을 다른 이머징 국가들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선호도는 ‘미국 > 한국 > 이머징 > 원자재 보유 이머징’의 순이다.
◇한국투자증권-연기금 자산배분에 대한 소고
국민연금의 경우 채권 비중이 세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반면, 주식과 기타 자산은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18년 운용규모가 66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는 연평균 약 9.3%의 성장을 의미한다. 이에 근거하여 역산해보면 국민연금의 주식 매수 여력은 점차 증가하여 2018년에는 연간으로 약 12.7조원의 국내 주식 추가 매수 여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연기금이 해외 연기금의 자산배분 기조와 근접해간다면, 채권의 비중이 줄어드는 자리를 주식과 대체투자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여타 국가들의 주식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감소세가 관찰됐지만, 한국의 경우 절대 레벨 자체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주식 비중의 ‘키 맞추기’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한편 주식 부문에 있어서 한국은 자국 주식 비중이 다른 국가들의 그것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점차 해외 주식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한 이슈다.
◇동부증권-중앙은행발 변동성 확대와 자산시장의 국면 전환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가격은 적정 Valuation이 존재한다. 그런데, 내국인과 외국인이 생각하는 가치평가의 잣대에는 차이가 있다. 내국인은 그 자산의 본질가치를 기준으로 가치평가를 한다. 하지만 외국인은 환율을 적용한 자산의 본질가치에 집중한다. 따라서, 글로벌 자금흐름이나 외국인 매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FX를 감안한 가치평가가 필요하다.
최근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유출이 가팔라지는 이유 역시 환차손을 입은 차입투자자(Carry Trader)들의 손실 급증과 포지션 청산이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차입거래의 비용은 일반적으로 차입국의 금리와 차입국 대비 투자국의 환율로 결정된다. 금리가 낮은 선진국이 차입국, 신흥국이 투자국일 확률이 높은데, Fed의 통화정책 변경은 차입거래비용 급증으로 연결된다. 실제적으로 5월 중순 이후 신흥국 통화의 내재변동성 확대와 신흥국통화의 달러대비 약세국면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발 자산시장 충격이 나타났던 06년, 04년 역시 비슷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06년과 04년 모두 신흥국에서 자금유출이 진행됐는데, 당시에도 최근과 같이 신흥국 통화의 내재변동성 확대, 신흥국 통화 약세의 흐름이 진행됐다. 미국 출구전략과 관련된 이슈는 메가트랜드 변화이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미국 달러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유동성 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동양증권-QE 축소, 중국 경기둔화
QE 축소 우려로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크게 조정을 받았는데, 이는 선진국 주도의 경기회복, BRICs의 구조적 문제, 원자재 가격 하락 등 구조적인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중국의 경기둔화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고, QE 종료는 앞으로(9~12월 FOMC) 다가올 현실이다. 현재와 같은 금융시장의 큰 변동성은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에 6월 FOMC에서 QE 조기 축소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켜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들이 연준이 본격적으로 출구전략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될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