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명의 앙코르Job)"시니어모델 들어보셨나요?"

윤경숙 씨 "3씨 갖췄다면 도전하세요..내면의 병도 없어져요"
플로리스트에서 모델로 과감한 변신.."딸들도 전폭적 응원"

입력 : 2013-06-17 오전 11:49:04
[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100세 시대 시니어들은 더이상 뒷방노인이 아니다. 신(新)청년들이다. 청년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에게도 가장 큰 관심사는 일자리다. 불행히도 일로부터의 해방(freedom from work)이 아니라 일할 자유(Freedom to work)가 더 간절하다. 급속한 고령화가 낳은 새로운 풍토다. 뉴스토마토는 앙코르 커리어를 통해 성공적으로 제2의 인생에 안착한 액티브 시니어들의 경험을 소개하고 인생2막에 적합한 직종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금빛 미래를 준비하는 현역들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맵시, 마음씨, 말씨 '3씨'만 갖췄다면 누구나 도전하실 수 있어요."
 
윤경숙(61세) 씨는 시니어 프로모델이자 시니어 모델 보조강사다. 플로리스트에서 모델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그녀를 본 순간 환갑이 지난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하고 늘씬한 몸매에 한 번, 소녀같은 밝은 표정과 까랑까랑한 목소리에 또 한 번 놀랐다.
 
◇기성복 벗고 맞춤복 입으니 무대위에서 '훨훨'
 
그녀가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온 모델로 새 인생을 시작한 이유는 뭘까?
 
그녀는 25년간 플로리스트로 화원을 꾸려왔다. 북경에도 지점을 낼 만큼 사업을 번창시켰다. 꽃을 사랑하는 그녀였지만 더 이상 꽃이 싫어질 만큼 지겨웠고 지쳤다. 에너지 넘치는 그녀에게 플로리스트는 기성복이였다.  
 
"우연히 방송에서 봤어요. 시니어모델이라는게 있다는 걸 알게됐죠. 예쁘게 꾸미는거 좋아하고 동적인 저한테 맞겠다 싶어 바로 도전했어요."
 
생각대로 모델일은 그녀에게 딱 맞춘 맞춤복 같은 일이었다. 시니어모델 기초과정과 전문과정을 거쳐 바로 프로 시니어 모델로 데뷔했다.
 
"체중관리, 자세교정을 하니 몸매도 저절로 가꿔지고 표정과 말투에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외향적인 성격이긴 했지만 남 앞에 서는 것을 꺼렸는데 무대공포증까지 없어졌어요."
 
사회 전반적으로 시니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녀가 설 수 있는 무대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는 "쇼에 오른 모습보고 딸들도 너무 좋아하고 전폭적으로 응원을 해주고 있다"며 "점점 오를 수 있는 무대도 많아지고 찾는 곳도 많아지는 등 시니어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같아 더욱 힘이 난다"고 말했다.
 
 
◇보조강사 활동하며 취미에서 일로 연결
 
한 달에 한 번 꼴로 있는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 아쉬웠던 차에 지도자 과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내친김에 지도자 교육과정까지 이수, 현재는 주 2~3회 직접 회원들을 가르치는 보조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니어 모델 기초과정 4개월을 이수했다면 쇼에 설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매 쇼에 30~40명씩 올라갈 수 있다. 과정을 이슈했다면 쇼에 오르기는 어렵지 않지만 직접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다.
 
그는 패션을 사랑하고 소화할 수 있는 맵시,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씨, 따뜻한 말씨까지 시니어 모델이 되려면 이 '3씨'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패션에 대한 감각이 필요해요. 금방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어려워 최소 3년 정도의 인내의 시간도 견뎌낼 수 있어야 합니다. 시니어들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원만한 성격은 필수죠."
 
윤 씨가 모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받은 곳은 뉴시니어라이프다. 그곳은 비영리 민간단체로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 기업이다. 단체는 시니어모델 육성과 함께 시니어모델 매니지먼트 역할을 겸하고 있다.
 
연평균 300여명이 시니어모델교실 교육을 받고 있다. 연간 12회 시니어패션쇼 공연을 통해 300여명의 시니어가 직접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 등 지자체 초청 공연, 노후생활바자회의 이벤트 행사, 방송출연 등 고령화로 시니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를 수 있는 무대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만 50세 이상이면 남녀 불문하고 참여할 수 있다. 아직까지 남자 회원 비중이 10% 미만으로 저조하지만 미에 관심이 높은 남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남성 회원 비중도 점차 늘고있는 추세다. 50세로 제한된 연령기준 역시 낮아질 전망이다.
 
조다원 뉴시니어라이프 국장은 "50~60대 회원들의 비중이 높았는데 최근에는 50대 이하 분들도 문의를 많이 하고 있어 연령대 기준을 낮출 예정"이라며 "자신있는 삶을 좀 더 일찍부터 준비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열린 시니어패션쇼 무대에 오른 시니어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니어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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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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