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서피스RT, MS 태블릿의 가능성과 한계

문서작업에 강점..콘텐츠와 성능은 아이패드·갤탭에 완패

입력 : 2013-06-13 오후 4:05:2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PC '서피스RT'는 한마디로 애플의 아이패드나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탭과는 전혀 다른 의미에서 ‘쓸 만한 태블릿PC'다.
 
기존 태블릿 제품들이 1차적으로 콘텐츠 소비를 겨냥하는 반면 서피스는 문서작업 등 오피스 업무에 특화된 제품이다. 물론 추구하는 바가 명확하다는 건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다만 서피스RT의 경우 단점이 더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아무리 서피스RT가 문서작업에 특화돼 있다 해도 기본 카테고리상 태블릿에 속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현 모바일 생태계에서 이 제품은 오피스 작업 외에 활용성이 다양치 못하다.
 
게다가 MS가 관련 영역에서 가진 매력도 그리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기업용 솔루션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이 급속도로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OS를 장악한 양사는 최근 자사 OS와 통합성을 강조한 각종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피스RT만의 특화된 강점, 문서작성과 편집
 
서피스RT을 접한 첫 인상은 '초경량 노트북'이었다. 키보드 겸 터치커버를 부착한 상태로 휴대하면 태블릿 치고는 무겁다는 느낌을 받지만 노트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볍다. 이동이 잦고 문서작업을 주로 하는 기자나 대학생 등에게는 매우 유용한 기기가 될 수 있다.
 
기본으로 설치돼 있는 ‘오피스 홈&스튜던트 2013 RT’ 버전을 이용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작업을 바로 할 수 있는 건 서피스RT만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기존 태블릿도 오피스 호환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문서를 열람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서피스RT는 작성과 편집이 PC와 동일하게 활용 가능하다. 현 태블릿에선 최강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PC '서피스RT'(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칭찬은 여기까지. 서피스RT를 PC나 노트북의 대체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건 딱 여기까지다. 일단 서피스 RT에 운영체제(OS)로 제공되는 '윈도RT'가 PC용 윈도 포맷과 전혀 호환되지 않는다. 데스크탑과 거의 동일한 화면을 제공하지만 결국에는 모바일 OS라는 얘기다.
 
만약 사용자가 서피스RT를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대체 목적으로 활용한다면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서피스RT에서 윈도용 프로그램을 구동시키기 위해서는 스토어에서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해야 하는데, 정작 스토어에 필요한 앱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부실한 앱스토어, 사양 대비 성능도 떨어져
 
이는 서피스RT가 태블릿PC로서의 위치도 애매하다는 점을 나타낸다. 태블릿을 구매하는 사용자들 상당수가 콘텐츠 소비, 엔터테인먼트 등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나 삼성전자의 태블릿과 전혀 다른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MS가 안드로이드,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두 기업이 관련 업계에 구축한 ‘헤게모니’를 어느 정도는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앱스토어에서 이미 검증된 ‘필수 앱’을 포팅(Porting)하는 문제가 그렇다.
 
윈도8을 준비하는 기간을 포함해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난 상황이지만 여전히 핵심 콘텐츠조차 제대로 수급되지 않았다는 점은 MS 입장에서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또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간의 최적화도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상당수 사용자가 서피스RT 이용에 있어 가장 불편한 점으로 내세우는 것 하나가 하드웨어의 무게보다는 소프트웨어의 무거움이다. 비슷한 사양과 가격대의 태블릿 제품보다 앱 구동 속도, 와이파이(WiFi) 등 주요 기능의 속도가 현격히 떨어진다는 얘기다.
 
터치스크린에 대한 활용도도 사용자 친화적이지 못하다. 윈도RT가 터치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태블릿 전용 운영체제라고 하기에는 거칠하고 부족하다. 애플의 iOS나 안드로이드처럼 화면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한다. 모바일 OS에 대한 MS의 미숙함도 그대로 녹아들어 있는 셈이다.
 
물론 서피스RT가 다른 태블릿과 ‘다르다’는 이유에서 평가절하 당하는 건 다소 부당할 수 있다. 범용성이 기존 태블릿보다 떨어진다고 해서 ‘졸작’으로 폄훼할 수는 없다. 만약 소비자에게 업무상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작업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면 서피스RT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아쉬움은 진하게 남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태블릿PC '서피스RT'(사진제공=마이크로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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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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