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경보 만큼 중요한 건 뭐? 정확한 수요예측

입력 : 2013-06-14 오후 7:26:38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연이은 무더위로 최근 전력수급 경보가 자주 나오고 있다. 전력경보는 전력거래소가 실시간 전력수급 상황에 따라 발령하며 전력 예비력을 기준으로 준비-관심-주의-경계-심각 등 5단계로 분류된다.
 
1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도 오후 2시31분부로 준비(400㎾ 이상 ~ 500㎾ 미만) 경보가 발령됐다. 이로써 6월에만 전력수급 경보가 7번이나 났는데, 주말과 공휴일, 비가 온 날 등을 빼면 사실상 해만 뜨면 전력경보가 발령된 셈이다.
 
그러나 잦은 전력경보는 양치기 소년처럼 전력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누그러뜨리고 수요관리를 위한 추가 비용까지 유발할 수 있어 정확한 전력 수요예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거래소 내 전력수급대책 상황실(사진제공=뉴스토마토)
 
현재 전력수급 경보 기준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시한 '전력계통 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을 따라 전력 예비력 500만㎾로 규정됐다. 지난 2012년 기준 우리나라 총 설비용량이 8100만㎾고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평균 6500만㎾임을 고려하면 최대 전력수요의 10% 정도다.
 
최근 전력경보가 계속 발생했다는 점은 전력수요가 10% 밑으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력수급 경보가 잦다 보니 시민들의 위기체감도는 둔화되고 있다. 무더위라지만 아직 6월이고 한여름이 되려면 한 달 이상 남았다.
 
신림동에 사는 나모씨(32)는 "뉴스에서 전력경보가 났대도 사실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른다"며 "그냥 날씨가 더워지면 전기 아껴쓰라고 으레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전력 경보가 잦은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의 전력 수요예측 실패로 전력공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전력수급기본계획들에 따르면 정부는 전력 수요를 연평균 2.5%~5% 대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관리공단과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은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전기 소비증가율이 7%대인 것으로 집계했다. 정부의 예측과 실제 수요가 2배나 차이가 난 셈이다.
 
특히 지난해 8월6일은 최대 전력수요가 7429㎾까지 치솟아 전력 예비력이 3.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정부가 수요예측에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이같은 전력 당국의 전력 수요예측 실패가 장기적으로 발전소 건설과 발전기 확충 등 전력공급 확보에 차질을 빚게 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발전소 짓는데 평균 5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발전설비 용량은 5년 전의 수요 예측에 따른 것"이라며 "그동안의 인구증가와 기온상승, 전기제품 사용량 증가 등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예측"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전력 수요예측이 제대로 안돼 매년 여름과 겨울이면 절전운동과 전력수급 관리로 1조원 가까운 추가 비용이 든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전력 수요예측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귀담아 듣고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전력수급 관리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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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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