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침체된 건설경기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건설사들이 사장까지 교체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4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의 후임으로 박영식부사장을 최종 신임사장 후보로 내정했다.
대우건설은 서종욱 전 사장이 건강 악화로 물러난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4대강 담합조사에 수주 비리 의혹 수사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임사장인 박영식 부사장은 서울대 출신으로, 지난 1980년 대우건설에 입사한 이후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쳐 현재 기획/영업부문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신임 등기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목적사항을 결정하고, 다음달 1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허명수 GS건설 대표이사도 지난 12일 경영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허 사장은 GS건설 최대 주주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셋째 동생이자 주식 3.62%를 소유한 3대 주주이나, 최근 해외 건설 저가수주와 주택사업 손실 등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두산건설은 실적악화로 지난달 초 대표이사를 양희선씨로 교체했고, 금호산업도 지난달 원일우 전 대우건설 부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SK건설도 지난해 초 윤석경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에서 최광철, 조기행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한 바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속되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악화가 계속되면서 분위기 쇄신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CEO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회사 직원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회사 조직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과 개편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실재로 GS건설은 새 사장 임명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이미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사업본부를 건축·주택사업본부로 통합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임원 중 상무보급 직원을 다시 부장급으로 내리는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200여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하지만 경영사정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어 이번 신임사장 임명을 시작으로 추가적인구조조정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S건설 외 대형 건설사들 역시 저마다 조직을 슬림화 하거나 인원감축을 진행해 왔으며, 올해 역시 크고작은 구조정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장을 바꾼다는 것은 새로운 경영시스템 도입으로 전반적인 분위기를 개선하겠다는 의미"라며 "가뜩이나 건설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신임사장 임명 이후 조직개편과 구조조정은 순서가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