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내실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사외이사의 재신임을 매년 평가해 책임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지난 4월부터 운영해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의 운영결과를 발표하는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방안을 발표했다.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발표를 통해 "규범은 최소화 하고 '규정을 준수하거나 설명을 강화하도록(Comply or Explain)' 한 규범은 반드시 지키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외부와 시장평가를 활성화해서 공시주의, 사후평가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경영진과 이사회간의 역할과 책임을 재정립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위험관리 정책수립 ▲경영진, 이사 등의 이해상충 행위 감독 ▲지배구조 정책 수립 등을 이사회의 권한과 책임으로 명문화해 이사회의 실질적인 역할을 강화했다.
또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거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로 변경해 이사회가 CEO 후보추천권한을 내실화하도록 했다. CEO 선임과 관련한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CEO 선임절차의 투명성 제고방안도 마련했다.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책임성과 공익성을 강화토록 했다.
매년 이사회의 재신임을 평가하고 2년에 한번씩은 외부평가를 받도록 권고했다. 사외이사 선임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추천과 관련한 절차적 규제를 강화토록 했고 외부추천제도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외이사의 역할 및 책임과 연계한 보상체계를 정립해 활동내역과 책임도에 상응한 보상체계를 수립하고 차별화된 보수 지급 현황을 개인별로 공시할 것을 권고했다.
사외이사의 보수를 공시할 때 활동내역과 겸직업무 등을 함께 공시하고, 공시대상 보상범위를 간접적 경제적 이익을 포함한 일체의 경제적 이익으로 확대해 사적이익 추구를 견제토록 했다.
지배구조 운영실태에 대한 시장감시를 활성화 하기 위한 여건도 조성한다.
주요 선진국처럼 지배구조 정책·운영 실태를 상세하기 기재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작성·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대형금융사에 대해서는 일반 상장기업보다 주주제안권과 주주대표소송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뉴스토마토)
발표회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방영민 삼성증권 부사장은 "사외이사 평가를 감독기관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이럴 경우 관치의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현실적으로 사외이사를 평가할 수 있는 외부평가가관도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보다는 이해상충을 배제하는 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해상충이 없는 감독이사회와 경영이사회, 이를 감시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밀한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양일수 삼일회계법인 전무는 "공시의 기능을 굉장히 중시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제도나 법률이 얼만큼 중요한가 보다도 어떻게 지키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제도적 보완장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TF에서는 금융회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제도 및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지배구조 갈등에 대한 방안 등은 다뤄지지 않았다.
금융위는 지주회사와 자회사간 지배구조 문제는 오는 8월까지 전문기관 연구용역을 통해 아뤄지는 '금융지주회사제도의 발전방안'과 함께 논의하고, 대주주적격성 심사제도는 차후 국회논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금융회사 소유지배구조 규율체계 정비 ▲기관투자가의 역할제고 방안 ▲지배구조 외부전문평가기관 활성화 기반 조성 ▲금융지주회사 제도 발전방안 ▲금융공공기관(GSE) 지배구조 개선방안 등을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중장기 추진과제로 선정·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