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는 17일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술평가(HTA)에 대해 “이 평가로는 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판단 못한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김진호 KRPIA 회장은 이날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의료기술평가 학술대회에서 ‘신약가치를 위한 의료기술평가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이같이 혹독한 비판을 늘어놨다.
HTA는 의료기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를 평가해 국민에게 우수한 의료기술을 전달하는 제도로, 지난 2007년 도입됐다. 현재 중국과 일본에서도 우리나라를 본따 HTA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
김 회장은 특히 비용 대비 효과가 적은 의료기술(약물)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제외하는 외국의 기술재평가 제도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호 회장이 1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0회 국제의료기술평가 학술대회에서 ‘신약가치를 위한 의료기술평가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세션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사진=조필현 기자)
그는 “제약 분야에는 2007년 의료기술평가가 도입돼 신약 평가의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했으나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없어 업계 관계자와 제도 담당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선진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상석 KRPIA 부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정부와 학계, 업계가 한 데 모여 신약가치평가와 관련해 심도 있는 논의가 전개된 만큼, 신약에 대한 합리적 가치 판단 기준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정부도 이 같은 관련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보였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은 “고령화 시대로 인해 질환도 만성질환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보건의료의 지속적인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우리나라도 직면한 문제”라며 “이번 학회를 통해 정부도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역시 “현 제도의 개선점을 찾기 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효율적인 평가제도로 거듭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10회 국제의료기술평가 학술대회는 동사이사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최됐다. 영국, 호주, 미국 등 47개 회원국에서 1000여명 이상의 의료기술평가 전문가들이 학술대회 참관을 위해 방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