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규제를 둘러싸고 게임업계와 정치권과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입니다. 올해 초 게임 과몰입 예방에 관한 법안이 발의된 데 이어 얼마 전에는 업체들의 매출액 일부를 콘텐츠산업 진흥기금으로 활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아울러 다른 한편에서는 문화부 주도로 고포류 게임의 베팅한도와 운영시스템을 제한하는 규제안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에 앞서서 청소년들의 늦은 시간 게임이용을 막는 이른바 ‘셧다운제’를 비롯해 다양한 규제안이 존재했습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오랜 기간 규제의 부당함을 토로하곤 했습니다. 실제 관련 안을 면밀히 살펴보면 비현실적인 구상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게임사들에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만약 합리적인 규제안이 나오면 받아들이겠습니까. 매출이 당장 떨어져도 의연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겠습니까.
◇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최용식 기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규칙이란 사회적 합의와 통념을 기초로 합니다. 게임 규제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규제안이 계속 나오는 것은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의 실책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게임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을수록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규제안은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지 시장을 옥죌 것입니다.
게임 과몰입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게임 자체가 사람의 행태를 폭력적으로 바꾼다든지 정신적 문제를 일으킨다든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연구결과와 현실상황을 종합해보면 게임에 대한 몰입도는 다른 콘텐츠보다 높으며, 본업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많다는 게 거의 확실합니다. 아울러 이러한 현상은 사회적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저소득층에 더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임사들도 이를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가 어둡기 때문이다. 만약 청소년들이 건전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실업문제 또한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뒤집어 생각해보겠습니다. 결국 사회가 어두운 것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있다는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최용식 기자)
게임사들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했습니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나친 과금을 유도하지 않았습니까. 선정적이고 사행성 짙은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는 않았습니까.
이를 통해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면서 업계와 사회에 기여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토록 잡음이 많은데 딱 다른 산업이 하는 만큼 공헌활동을 하면 끝입니까.
극소수 오너들이 부를 독식하진 않았습니까. 야구단을 만들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게 건전한 게임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보다 더 시급합니까.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각자 내 일이 아닌 것은 모르쇠하지 않았습니까.
현재 게임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논리와 언론플레이가 아닙니다. 겸허한 자세로 반대편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