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세계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의 98% 수준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정작 주요 OLED 기술 관련 세미나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
차세대 OLED 시장을 두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는
LG디스플레이(034220)가 행사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 첨단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12일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2013' 행사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두 후원했지만, 이틀간 열린 행사의 연사 명단에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같은 행사에서 임주수 LG디스플레이 기술팀 부장이 나와 LG의 화이트RGB(WRGB) OLED 패널 기술을 소개하고, 앞으로 OLED TV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불과 일주일 후인 지난 19일 열린 '에뉴얼 코리아 OLED 워크숍 2013' 행사의 연사 명단에도 역시 삼성디스플레이의 모습은 없었다. 반면에 LG디스플레이는 임수주 부장이 나와 OLED 기술 관련 강연을 진행했다.
이미 그룹 계열사를 통해 시장에 OLED TV와 곡면 OLED TV를 출시한 LG디스플레이로서는 두번의 자리를 통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LG전자가 OLED TV 양산에 성공했고, 4월에는 곡면 OLED TV마저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
LG전자가 OLE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후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삼성전자는OLED TV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파인증을 통과해 내주에 출시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많이 뒤쳐진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OLED TV를 최초로 출시할 당시 "완성도 있는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의 RGB 방식은 LG디스플레이의 WRGB 방식 대비 수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의 WRGB와 삼성디스플레이의 RGB 방식은 각각 장점을 갖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양산에 성공한 건 LG디스플레이의 WRGB 방식뿐이다.
아울러 OLED TV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으로 꼽히는 울트라HD(UHD) OLED TV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자사의 기술을 설명하는 연단에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가 "기술적 난제를 알고 있고, 극복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해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과 대비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미나 자리는 관련 기술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지 기업의 심각한 비밀을 드러내는 자리는 아니다"라며 "세미나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은 전략적인 판단이거나 자신감이 없어서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직 OLED TV는 시장을 형성하는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제부터 영역을 확대해 갈 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전세계 OLED 패널의 98%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한국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사진=뉴스토마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