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펀드, '미운 오리 신세' 전락

입력 : 2013-06-22 오전 7:22:20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연초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브라질펀드가 '미운 오리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 리스크에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의 브라질 이탈과 기준금리 상승이 브라질증시에 악재로 작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의 브라질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과 원자재가격 하락도 브라질펀드에 악재로 작용했다.
 
향후 브라질에 대한 전망도 어두워 브라질펀드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브라질펀드,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 -14.09%..글로벌 자금 이탈·기준금리↑
 
2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브라질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기준일 20일)은 -14.09%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 펀드 유형 가운데선 가장 부진한 성과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4.55%, 해외주식형펀드 -3.36%의 수익률을 나타낸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산은삼바브라질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A의 3개월 수익률이 -14.83%로 가장 부진했다. 그 뒤를 슈로더라틴아메리카증권자투자신탁A(주식)종류A(-14.61%), 신한BNPP봉쥬르중남미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C 5)(-13.56%), 미래에셋라틴아메리카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13.56%), 하나UBS Latin America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lass A(-12.96%), JP모간중남미증권자투자신탁(주식)C-E(-10.27%) 등이 이었다.
 
이처럼 브라질펀드가 -10% 이상의 부진한 성과를 나타낸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시장에 쏟아낸 막대한 유동성이 브라질을 이탈하는 영향이 컸다.
 
최근 미국이 양적완화(QE) 축소와 조기종료 시점을 밝힌 가운데 중국경기의 악화로 브라질 같은 신흥국에 몰린 글로벌 유동성이 다시 선진국으로 이동하면서 브라질증시가 곤두박질친 것.
 
여기에 미국의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천연가스 대체제인 쉐일가스가 부각되면서 원자재가격이 하락한 점도 브라질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경기의 성장이 둔화되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브라질 등 신흥국에 몰린 글로벌 유동자금이 다시 선진국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자원수출국인 브라질은 설비투자를 하지 않아 경제성장롤이 낮아지고, 경상수지마저 악화되면서 브라질증시가 곤두박질쳤다"고 설명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수급상으로 중국경기 부진에 미국의 QE3 축소 등으로 자산 주도권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동했다"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쉐일가스 등으로 원자재마저 악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의존도가 큰 브라질증시가 타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브라질의 신용등급전망 하향 조정 등도 브라질펀드의 수익률 부진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최근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경제 불안으로 브라질 통화인 헤알화 가치가 하락했고, 같은 기간 브라질증시도 많이 떨어졌다"며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브라질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점도 브라질펀드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브라질펀드, 보수적 접근 요구..브라질증시 반등 어려워
 
문제는 브라질펀드의 향후 전망마저 어둡다는 점이다.
 
폭발적인 글로벌 유동성으로 과잉 성장한 브라질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자금의 브라질 이탈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도 높아 브라질증시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배 연구원은 "브라질은 경제에 비해 주가가 크게 오르고, 통화인 헤알화 가치도 동반 상승했다"며 "반면, 기준금리는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자산가치의 평가절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자산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른 것은 내려갈 수 밖에 없다"며 "글로벌 자금의 브라질 이탈도 지속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브라질펀드의 전망은 어둡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도 "글로벌 유동성으로 과잉 성장한 브라질 경제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한데다 원자재 가격마저 약세를 보이고 있어 브라질펀드는 좋을 수가 없다"며 "브라질펀드보다는 오히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펀드가 더 좋은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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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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