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독일식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스페인 국민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스페인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이 메르켈의 요구대로 강력한 긴축을 단행한 결과 높은 실업률과 경기침체를 경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페인은 지난 2011년 말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집권한 이후 긴축으로 경기침체를 극복한 독일의 선례를 모방하고 있다.
스페인은 10대 청소년들에게 정규수업과 더불어 독일식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독일 따라 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스페인의 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에 이른 가운데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자 스페인 국민의 반(反)독일 감정이 불거진 것이다.
스페인은 지난 1분기까지 7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어어갔고 1분기 실업률은 27%로 유럽 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독일이 경기침체에 빠진 국가들에 너무 인색하다는 여론도 스페인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독일이 경기부양을 통해 내수를 늘려 주변국 수출에 도움을 주는 일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마뉴엘 코네제로 스페인 건축업자는 "남유럽 국들은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코네제로는 이어 "독일은 비록 두 번의 전쟁에서 패해 엄청난 비용을 치렀지만, 지금은 경제전쟁에서 총 한 번 쏘지 않고 엄청난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그 사이 주변국들은 상처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일 년 전만 해도 메르켈은 스페인 사람 들에게 유럽 내 가장 인기있는 지도자였지만 지금은 이탈리아나 영국의 지도자의 인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연합에 관한 입장차도 문제로 지목됐다. 스페인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권한이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독일은 이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드레스 오르테가 전 스페인 정부 정책 고문은 "스페인은 ECB의 공조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유지하길 원한다"며 "그러나 독일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개혁에 큰 관심이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