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중국의 신용경색 우려가 불거진 일차적 요인은 단기금리 지표인 은행간 금리(시보, SHIBOR)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비은행금융기관이 취급하는 고수익 고위험 대출 상품을 의미하는 그림자 금융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사진제공=뉴스토마토
25일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이 중국 금융을 비롯한 경제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최근 중국 기업들은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는 이른바 ‘그림자금융’에 주력하고 있다.
대출을 받기 쉬운 대형 국유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설비투자에 쓰지 않고 대출 기준금리의 수 배에 달하는 고금리로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 들어 4월까지 대출 발행 총액은 1조6000억위안으로 전년동기의 6360억위안의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산동성 국유철강기업 부사장은 “빌린 자금을 생산 확대에 사용하는 것은 무리이다”며 “지금도 철강 1톤당 평균 100~200위안의 손실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할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에 빌린 자금을 다른 경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은행에서 6%금리로 돈을 빌린 후 최대 2배의 금리로 신탁 대출을 실시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러한 그림자금융 규모가 지난해말 3조70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대비 44%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피치는 현재 이 비율을 60%로 추산하고 있으며 제도권 여신과 그림자금융을 합할 경우 여신 총액이 GDP대비 2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이 자금이 실물 경제에 흘러들어가기는 커녕 부동산 투기를 초래하고 향후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외신은 인민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련에서 지난해 실시된 신탁대출 가운데 30%가 평균 12%의 금리로 부동산 부문에 유입됐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부동산 버블을 저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던 중국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국이 그림자 금융 차단을 위해 단기자금을 조이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피치는 "그림자금융은 위험도가 매우 높은 투자를 운용하기 때문에 향후 금융시스템 전체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